한국일보

뉴저지 팰팍 학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2021-10-04 (월) 민은영/팰팍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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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파라무스 공립학교에서 약 23년 동안 가르치면서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만났다. ESL과 특수교육을 가르치는 관계로 각 민족의 특성과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약 25년 전, 파라무스에서 교편을 시작하기 전에 팰팍에서 약 2년 동안 대리교사(substitute teacher)로 가르칠 때의 일이다. 한번은, 수업을 하고 있는데 교장선생님께서 급하게 교장실로 와서 통역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급하게 교장실에 들어섰을 때, 한국 학부모 두분(어머님과 아버님)이 땅바닥에 엎드려 교장선생님께 싹싹 빌며 봐달라고 통곡하는 그 모습이 거의 실신한 상태였다. 이유인즉, 7학년 된 아들이 멕시컨(Mexican) 학생 세 명과 브로드 애비뉴에 있는 한미식품에 들어가 강도짓을 하다가 붙들려 거의 학교도 졸업 못하고 감옥에 간다는 소식을 들으신 것이다.

그 당시 학생의 부모는 two jobs을 뛰며 밤늦게까지 일을 했기 때문에 아들이 그냥 착실하게 공부만 하는 줄 아셨던 것이다. “ 내 아들은 착해서 그런 짓을 할 애가 아니다. ” 라며 그냥 계속 울고만 계셨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써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와 부모를 도울 수 있는 지 여기저기 알아본 끝에 방법을 찾았다.


180시간 community service를 하면 감옥에 안가도 되었다. 그래서 그 학생을 데리고 교회와 청소하며 봉사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180시간을 채워 감옥에 안가고 무사히 졸업까지 하게 되었다. 그 당시, 내 마음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팰팍 타운의 학교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서 일을 해야 되겠구나!” 라고 다짐을 했었다. 3년 전 어떤 분의 권유로 교육위원에 출마할 생각이 없느냐는 말씀에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 쾌히 승락하고, 출마를 하게 되어 현재 교육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파라무스와 팰팍을 비교해 볼 때 정말 할 일이 눈에 많이 띄었다. 팰팍의 열악한 교육환경과 교과과정을 바꾸기 위해서, 또 영어가 소통이 잘 안되는 학부모들을 위해서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며 시간이 되는 대로 학교 교사들과 대화하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팰팍에 한인들이 50%이상 거주하고 한인비즈니스가 80%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팰팍의 학군이 좋지 않다고 다른 타운으로 이사 간다는 여러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서 그분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특수 프로그램도 집어넣는 등 학교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교육의 질을 높일까? 많은 고민을 하는데 첫째, 교사의 질을 높이며 우수한 교사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교사훈련을 정기적으로 하여 학생들에 대해 계속 연구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 특별한 교과과정을 도입하여 우수한 학생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또한 창의력을 높이는데 유용한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학생들은 머리가 좋고 아주 뛰어난 지구력을 갖고 있다. 팰팍에 좋은 교육환경과 교과과정을 도입하고, 나아가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게 한다면 학교의 랭크(rank)를 충분히 올릴 수 있다고 본다.

셋째, 팰팍의 학교 시설이 너무나 낡아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교사의 수준이나 가르치려는 의욕이 낮아지고, 학생 또한 배우려는 의지가 매우 떨어진다. 이러한 중요한 일들을 하고자 다시 한 번 팰팍 교육위원에 출마했다. 팰팍의 교육 환경과 교사들의 질을 높여 미국에서 으뜸가는 학교와 타운을 만들고 싶다.

<민은영/팰팍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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