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작나무 아래서

2021-10-04 (월) 지인식 / 시인·버팔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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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애가라 폭포 흐르는
버팔로 강줄기 자작나무잎에
가을이 내려앉는다.

넘쳐흐르는 물줄기
뿌리속에 가득채울 수 있지만
욕심없이 자연의 순리 따르는
자작나무의 지혜여,

머지않아 노오랗게,
핏기잃은 창백한 얼굴로
땅에 떨어질 운명 알면서도


겸허히 생의 마지막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하는
너의 숭고한 모습을
감히 고개들어 너를 바라볼 수 없는
부끄러움이여,

당신의 마지막 그늘아래서
조용히 솔베이지의 노래부르는
나를 용서해 주시오

<지인식 / 시인·버팔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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