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칼럼] “시기와 질투의 무서움”
2021-09-30 (목)
김태훈 목사(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최근에 한 타 도시에서 목회자들을 위한 3박 4일에 걸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하여 지난 1년 반 정도 대면으로 모이질 못하다가 이번에 열리게 되어서 그런지 미국 전역에서 100명 넘는 목회자들이 참석하는 큰 모임이 되었다. 다들 오랜만에 보아서 너무 반갑고 시간 가는줄을 모를 정도로 즐겁고 좋았다. 아쉽게도 헤어지는 순간이 왔고 마지막 순서로 컨퍼런스 주 강사가 참석한 모든 목회자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설교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 분이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이 분이 우는 것을 처음 보았기에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참고로 이 강사는 상당히 목회를 잘하는 분이고 섬기는 교회도 대형 교회이고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분이다. 실제로 전에 내가 이 강사가 섬기는 교회가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정말 교회가 좋고 목회도 너무 잘한다. 어느 정도로 잘하는가 하면… 그 교회를 방문한 많은 목회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가 절망감을 경험한다고 한다. 왜 절망감인가? 한 마디로 그 교회가 너무 잘하기에! 감히 따라갈 수 없다고 느끼기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내가 약해 보이고 무능해 보이고, 자존심 상하고, 열등감을 느끼고 결국 절망감에 이른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러한 강사가 자신이 연약하고 무능하다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자 오히려 겉으로는 놀라고 슬퍼하는 것 같지만 나의 깊은 마음 속 한 구석에서 희열이 용솟음 치는 것을 감지하게 되었다. 진정으로 다른 사람의 성공을 기뻐하지 못하고,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인정하지 못하는 내 마음 가운데 존재하는, 결코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부인 할수 없는, 바로 시기와 질투가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 가운데는 시기와 질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시기와 질투가 파괴적인 결과를 몰고 올 수 있다. 한 예화를 나누자면… 어떤 마을에 질투심 많은 여인이 살고 있었다. 이 여인은 누가 자기보다 잘 되는 것을 눈뜨고는 보지 못하는 성품이었다. 특히 자기 앞집의 부인과는 불편한 관계여서 늘 저 앞집이 망하기만을 바랬다. 어느 날 천사가 찾아와서 무엇이든지 소원을 한가지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거기에는 한가지 조건이 달려 있었다. 여인이 무엇을 원하든 앞집의 부인에게는 두 배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하룻밤을 고민하던 이 여인은 천사가 다시 찾아왔을 때 이렇게 자기의 소원을 말했다. ‘저는 다른 욕심이 없습니다. 그냥 제 눈 한 쪽만 빼주세요’ 라고….
시기와 질투하는 마음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시기와 질투심의 노예가 되면 사리 분별력을 잃어버리고 평정심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파괴적인 결과를 몰고 온다. 그렇다. 역사를 보면 이러한 시기와 질투심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이 수두룩 하지 않은가? 우국충신들이 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간신들의 함정에 빠져 아깝게 희생된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이 시대 또한 정치판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시기와 질투로 인하여 제대로 정치를 해보지도 못하고 접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직장에서도 시기와 질투로 인하여 승진의 길이 막히고 심지어는 직장도 잃어 버리는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나지 않는가? 교회는 어떠한가? 부끄럽게도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담임 목회자가 부사역자를 시기 질투해서 좌천(?) 시키거나 또는 사임을 요구한다…
누군가가 ‘시기와 질투는 파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라고 말한 것처럼 결국 시기와 질투는 내 자신을 파멸로 이끌어간다. 왜 그럴까? 시기와 질투는 대상만을 주목하게 만들고 자유를 빼앗아 가고야 만다. 시기와 질투의 영에게 내 자유를 다 내줘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시기와 질투의 무서움이다. 그렇다면 시기와 질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한가지 방법 밖에 없다. 우리의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 시기와 질투의 시선은 나 자신 또는 상대방, 즉 사람이다. 따라서 시기와 질투를 극복하려면 나의 시선이 사람에게서 예수님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바로 십자가 상에서 시기와 질투가 가득한 나 같은 죄인을 위해 돌아가시면서 나를 정죄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용서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할때에 비로소 내 마음 가운데 존재하는 시기와 질투가 눈 녹듯이 녹아지고 사라진다! 진심으로 우리의 시선이 세상 또는 사람들에게서 예수님으로 옮겨짐으로 시기와 질투를 극복하고 평안함과 기쁨이 차고 넘치는 인생이 되길 간절히 손을 모아본다.
<김태훈 목사(새누리 선교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