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피 첫 모금의 맛

2021-09-22 (수) 김길홍/ 목사
크게 작게
인류가 즐기는 하나님이 주신 음료 증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아마도 커피를 들지 않을까 싶다. 한때 아내가 고급 커피샵을 운영해 서당개 삼년으로 약간 도가 텄다. 커피는 종류만도 수백 가지가 있다. 그 중 상품인 것이 에티오피아산과 자바산이다. 뒤를 잇는 것이 하와이, 캘리포니아, 브라질, 콜롬비아순이다.

얼마 전 존스 비치에 모임이 있어 갔다가 커피를 즐기는 분을 만났다 뉴욕에 사시는 분들은 익히 아는 분이다. 기독교방송국 사장이며 해외기독문인협회 고문으로 일하는 윤세웅 시인이다. 그가 커피를 사랑 하는 것은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루에 보통 14잔 정도란다. 어릴 때 시험공부 하며 잠을 안자기 위하여 의사인 아버지 사무실에서 몰래 카페인을 훔쳐 먹은 것이 인이 박혔다나. 그날도 내 앞에서 4잔을 연거푸 마시고 커피통이 비니 못내 아쉬워하던 모습이....커피가 좋아 하루에 두잔 마시던 것을 화장실 출입이 잦아 한잔으로 줄인 나와는 비교가 안된다.

커피 첫 모금의 맛을 그대들은 아는가? 따끈한 그 맛, 첫 자가 들어가면 다 여운을 주며 아름답다. 첫 사랑, 첫 아이, 첫 걸음, 첫 인사, 첫 열매… 멀리 존스 비치의 파도를 보며 중학교 시절 첫사랑 소녀를 생각해 본다, 그녀의 아버지도 의사였다. 그녀가 좋아 십리 길을 찾아 갔다가 그녀의 언니가 “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여자를 좋아 한다 “ 고 문전박대 하여 돌아서던 그 때가 65년이 지났다.


본인이 연세 대학원에 다닐 때 편지 한통이 왔다. 첫사랑 하던 그녀에게서였다. 자기가 고등학교 선생이 되었는데 자기와 맞겠는가?란 글이다. 아마 그녀도 날 사랑 했나 보다. 아마도 괜찮겠다고 답을 보냈다. 그 때 난 딴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존스 비치 파란 파도의 물결이 커피 첫모금의 달콤함처럼 아니 소년의 첫 사랑처럼 멀리 출렁이고 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이 오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멀리 여행이나 한번 다녀오면 싶다. 잘 하지도 못하는 40년 동안 목사 한다고 여행 한 번 제대로 못 갔는데 은퇴 했으니 스위스의 몽블랑에서 커피를 마시며 흰 눈을 바라보며 노년을 한번쯤 즐기는 기회가 이루어 질 수 있을까?

<김길홍/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