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인종 증오나 혐오는 인류를 향한 범죄행위다

2021-09-08 (수)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사회학
크게 작게
연일 보도되는 인종 증오 범죄는 이민자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가슴을 서글프고 비탄에 빠지게 하고 있다. 특히 아시안을 겨냥한 범죄가 전체 범죄의 3/4이라니 아시안으로서 한인으로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왜! 누가 누구를 증오하고 혐오하고 공격하고 죽인다는 말인가?

인권 운동가인 M.R.킹목사는 50년 전에 미국의 3대 사회악을 차별, 가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흑인지식인 W.E.B.Du Bois도 그의 저서에서 ‘21세기의 문제는 피부색(Color)이라’고 했다. 절대 봉건사회에서 계몽주의 사회로 넘어가면서 주장했던 천부인권설은 차치하더라도 거대한 지구촌(Global World)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데 피부색이 어떠하단 말인가?

미 연방수사국(FBI)가 지난 8월30일 발표한 증오범죄 연례보고서에서 2020년 발생한 증오범죄가 전미에서 7,759건으로 나타났으나 실제로 신고나 보고가 안되는 숫자도 더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전년도 2019년에 비해서 6%가 증가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더 하다는 것이다.


유형별로는 인종이나 민족 혐오에 따른 범죄가 전체의 61.9%를 차지 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성적 지향에서 오는 혐오가 20.5%, 그리고 종교적 편견에서 오는 혐오가 13.4%로 나타났다.

코비드-19 팬데믹 여파로 아시아계를 겨냥한 공격행위가 전년도 158건에서 2020년 274건으로 73.4% 증가를 보였고, 흑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1,930에서 2,755건으로 42.7%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협박 53.4%, 단순 폭행 27.6%, 가정 폭행 18.1%이며 이로 인한 살인사건이 22건, 강간 19건으로 보고되었다. 이런 범죄에 대한 가해자는 55.2%가 백인이며, 아시안 가해자도 1.1%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 결과를 눈여겨 보아야 한다.

미국 땅에서 유색인 혐오의 역사는 영국과 중국 청나라 시대의 아편전쟁 이후에 대량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이 땅으로 이주에 따른 중국인 이민금지법(1882년)과 제한이민법(1924년)과, 2차대전 후에 패망한 일본인의 미국 거류민에 대한 부당한 강제수용 사건 등에서 찾아 볼 수도 있다.

이에 앞서 미국이 산업화 과정에서 아프리카 흑인 노예 무역을 빼 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2019년 백인경찰의 조지 프로이드 흑인 살인사건(Black Lives Matter)과 R. 애런 롱의 한인여성 포함 8인 살인사건(인종, 성별, 혐오 협의), 코비드-19팬데믹으로 아시안에 대한 혐오가 급증하게 되었고, 아시안 학부모들이 증오범죄로 신학기 개학도 두렵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 속에서 아시안들은 근면, 성실, 유능한 반면은 흑인은 소수민족 중에서 ‘문제적 소수자’로 낙인을 찍어 오면서 흑인들이 아시안에 대한 분노로 표출하게 하는 소위, 흑백갈등의 이목을 돌리기 위해 같은 유생인종인 흑인과 아시안과의 갈등을 백인이 조장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그 사건의 예로 1991년 한인여성 두순자에 의해 흑인 소녀 총기 사건을 발단으로 생긴 한흑 갈등의 시작과 백인경찰에 의한 흑인 로드니 킹 체포사건에 의해 분노한 흑인들의 의해 자행된 1992년 4월 LA 폭동사건에서 흑인의 소행으로 돌리는 매스컴의 여론 몰이가 그 한 예이기도 하다.

이 다민족사회에 한국인(아시안)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우선 부모들은 기죽지 말고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당당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교육을 한다. 또한 이웃과는 더불어 친절하게 나누며 살면서, 만일 협박이나 폭행을 당할 때에는 당당하게 맞서고, 필요시 바로 911에 신고와 구조 요청을 하여야 한다.

학교와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들은 인종적, 성적인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세심한 관심, 사랑, 배려 속에서 교육을 하여야 한다. 더욱이 한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인재 배출로 정치력을 신장하여 한인 대통령도 탄생 시키고 싶은 꿈도 조심스럽게 가져 보아야 하지 않을까! 비록 먼 미래일지라도….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사회학>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