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 칼럼- ‘집단 창의력’

2021-08-30 (월)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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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언제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찰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협력은 곧 창의력이다. 라이트 형제가 각자의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협력하지 않았다면 최초의 비행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탁월한 아이디어가 모아지지 않았다면 산악자전거는 상용화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집단 창의력의 혁신의 원석을 세련되게 가공하는 방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데서 독창적인 성과를 얻는다.” (키스 소여의 “Group Genius” 중에서)

꿀벌이나 개미같은 사회적 곤충은 집단 협동력이 탁월하다. 꿀벌이나 개미가 작은 곤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연 생재계의 중심부를 장악하고 번성하는 것은 집단 사회성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꿀벌이나 개미의 상호 협력적인 의사소통 시스템은 정교하기로 유명하다.
일벌이 꽃밭을 순회하다가 좋은 꿀을 발견하면 즉시 군락으로 날아간다. 거기서 처음 만나는 동료에게 가져온 꿀을 되뱉어 먹여준다. 그리고 동료와 함께 그 꽃밭을 몇 차례 더 탐색한다.

탐색과 검증이 끝나면 그 장소를 처음 발견이 꿀벌이 군락 입구의 공중에서 ‘8’자 형태의 긴 타원형을 그리며 춤을 춘다. 군락 안의 꿀벌들은 밖으로 나와 춤추는 채집꾼 동료에게 다가가서 온 몸을 더듬어 냄새를 맡는다.

춤과 냄새 안에는 채집꾼 꿀벌이 발견한 꽃밭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다. 꽃의 종류, 꽃밭의 위치, 방향, 군락에서 꽃밭까지의 거리, 심지어는 비행 각도와 풍속(風速)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어있다. 체집꾼 꿀벌의 춤사위는 꿀벌을 초유기체(superorganism) 군집으로 만드는 비결이다.

라이트 형제의 직업은 자전거 수리공이었다. 두 형제는 평생 동업의 길을 걸었다. 어릴 때부터 늘 함께 놀고 함께 지냈다. 장난감도 공동 소유였다.
그들이 비행기의 꿈을 가졌을 때 서로의 꿈, 생각, 공부, 열정 그리고 일기까지도 함께 공유하고 나눴다. 라이트 형제는 이 나눔과 협력의 정신을 교회공동체 생활에서 터득했다.

폴 세잔과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 sarro)의 협력은 유명하다.
세잔이 아직 화단의 무명이었을 때 피사로는 유명 화가로 널리 명성을 떨쳤다. 사피로는 외로운 세잔을 자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함께 그림을 그리곤 했다.
집단 협력은 천재성을 낳는다.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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