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며, 느끼며 -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다

2021-08-27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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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앨러지·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압도적인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면 내년 봄 무렵에는 미국이 코로나를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란 말 그대로 코로나19 예방을 하면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도 최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면 10월말까지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 고령층 90%, 성인 80%이상이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각 주에 따라 방역 규제에 차이가 있으나 뉴욕은 이미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 변이는 계속 다양하게 나오는 중이고 조만간 코로나 종식을 기대하기는 멀고 하니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택한 것이다.


지난 6월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했다가 델타변이가 확산되자 식당과 헬스장, 박물관, 경기장, 영화관 등 실내 시설에 백신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고객에 한해 입장하도록 한 백신의무화 행정명령이 1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또 23일에는 교사와 교장, 행정직원 등 모든 교직원들에게 9월27일까지 반드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할 것을 전달했다.

지난 주말에는 젊은이와 중년여성들의 핫 플레이스인 치맥을 파는 노던블러바드 한인식당에 갔었다. 내부에는 외국인이 반 이상, 고객으로 가득 찬 식당에서 다들 활기차게 먹고 마시고 큰소리로 떠들었다.

뉴욕 한인직능단체들도 가을맞이 골프대회를 줄지어 개최하고 있다. 장학기금 행사 및 친목도모 바비큐, 낚시대회 등 야외활동 위주로 업계의 활성화를 위해 다들 분투 중이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 가족 중 두 명이 8월에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는데 자가격리 2주를 한다고 해서 아직 못 만나고 있기도 하다.

백신 접종자의 국내 여행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자 이번 여름, 미국인 모두가 하와이로 몰렸다. 마스크도 안 쓴 채 하와이의 자연을 구경하는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하와이주에서 델타변이가 급속히 퍼졌다. 드디어 하와이 주지사는 “사업상 필수방문 제외하고는 10월까지 관광 여행 오지 말라 ”고 공개요청 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열심히 일상을 되찾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한 친구는 가을에 가족들과 스페인 여행을 가기 전에 부스터 샷을 맞고 가겠다고 하고 초겨울에 결혼식을 하는 한 신부는 한번 연기된 결혼식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안전한 식을 치르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처음 계획보다 대폭 줄어든 스몰 웨딩에 하객의 기분보다는 안전이 먼저이므로 초청장에 ‘백신접종카드 지참바랍니다’ 문구를 삽입했다. 또 백신 접종자가 아니라면 예식 한시간 전에 도착하여 30분후 결과가 나오는 신속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거나 식장에 의료진을 불러 하객의 체온과 증상을 확인하고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나눠주는 아이디어도 생각 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지인의 경조사와 각종 한인사회 행사 참여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어차피 장기화된 코로나인데 함께 사는 법을 익히다 보니 오히려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덜하다고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비행기가 파리에 폭격을 퍼부을 당시에도 레스토랑과 극장에 사람들은 몰려들어 식사를 하고 발레 공연을 보았다. 한차례 공습이 지나가면 테이블 밑으로 피신했던 손님은 자리에 앉아 스테이크를 다시 먹기 위해 포크를 집었다는 소설 한 대목이 떠오른다.

지금, 화이자를 비롯 제약회사들이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머잖아 독감 백신처럼 매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이 일상화 될 것이다.

그때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나름 지혜롭게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면 된다. 이 참에 서로 마주치면 외면하기 바빴던 이웃과도 친절한 인사를 나누자. 마스크 쓰고라도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먼저 지나가기를 배려하는 인간적 모습 회복이 필요하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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