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 나 자신에게 쓰는 편지

2021-08-23 (월) 테드 리/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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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만으로 85세가 되는 나 자신에게
그때까지 네가 계속 살아 있을는지
얼마나 더 이 지구별에 머물게 될는지
그리고 그 어느 다른 별로 가게 될는지
이 세상 그 아무 누구도 전혀 모를 일이지만
지금껏 순간 순간 숨쉬고 살아온 것만으로도
불가사의하고 기적 이상으로 경이로울 뿐이어라.

어렸을 때 언제나 무엇을 한 번 해볼 수 있을까
너도 어느 천년 만년에 그 뭘 가져볼 수 있을까
세상천지 그 어느 나라 그 어디에 가볼 수 있을까
영화나 소설 속 인물처럼 그렇게 살아볼 수 있을까
그렇게 너 자신에게 주문 외우듯
늘 뇌까리다 보니
감히 꿈도 못꾸던 그보다 더한 일들까지
겪게 되었지

이게 정말 참으로 꿈이야
생시야 영 믿어지지 않지
가도 가도 끝간 데 없어라
와도 와도 닿는 데 없어라
너무 너무 신비스럽도록
너무 너무 성(星)스럽도록
너도 나도 코스미안이지

<테드 리/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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