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 칼럼- ‘훈련의 대가가 되라’

2021-06-14 (월)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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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하크 펄만(Itzhak Perlman)은 이스라엘이 낳은 금세기의 최고 바이올리니스트다. 그의 아버지 체임은 텔아비브의 가난한 이발사였다. 체임은 아들에게 음악의 은사가 있는 것을 알고 4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가르쳤다.

13살 되었을 때 펄만은 바이올린의 세계적 대가 이반 갈라미안(Ivan Galamian)의 문하생이 되려고 줄리아드로 왔다. 갈마미안은 펄만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손가락은 길고 부드러웠다. 바이올린으로 대성할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갈라미안은 물었다. ‘내 제자로 오면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 까지 연습에 몰입할 수 있겠느냐.’ ”

(캐롤 베를만의 ‘Life of Itzhak Perlman‘중에서)


이 요구는 무리였다. 펄만은 4살부터 중증 소아마비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두 다리로 설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하루에 10시간씩 꼼짝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있는 것은 분명 무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펄만은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의 초인적인 의지력으로 이 약속은 지켜졌고, 약관 18세의 나이에 카네기 홀에 데뷔한 천재 음악가가 되었다.

훈련의 힘이 이렇게 무섭고 놀랍다. 작은 훈련의 반복이 바위도 뚫고 견고한 성도 무너트린다. 천재적 재능은 끊임없는 반복과 집중과 관련이 있다. 천재연구가 앤드류 스텝토(Andrew Steptoe)는 그의 책 ‘천재성과 마음’(Genius and the Mind)에서 말했다.

“천재로 통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비범한 능력의 대부분의 예들이 수년간 강렬하게 전념하여 몰두하고 노력한 후에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비범한 운동능력이나 바이올린의 연주자는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으로 만들어진 효과인 것이다. 뉴턴과 같은 천재 과학자의 특별한 능력은 문제를 완전히 꿰뚫어 볼 때 까지 끊임없이 유지할 수 있는 반복의 힘에 달려 있는 것이다.”

런던 올림픽 뜀틀 부문에 출전한 양학선 선수는 160cm의 단신이다 하지만 그는 열악한 신체 한계를 뛰어 넘어 고난도의 기술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학선 선수가 최고 고난도인 1080도 회전 기술을 선보이게 된 것은 2년 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심판 편파 판정을 받고 나서 결심한 일이다. 그는 1080도 공중회전 기술을 익히기 위해 그동안 수만 번 뜀틀을 넘었다. 도산 안창호는 말했다. “신념은 기적을 낳고 훈련은 천재를 낳는다.”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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