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뉴욕시장 예비선거

2021-06-09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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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전 세계만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로 경제, 문화예술 및 패션, 교육,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각 분야마다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곳이다.

뉴욕은 특히 수많은 인종이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 세계인이 많이 선호하고 있는 도시이다. 버스나 지하철 등 교통수단이 잘 돼 있어 관광하기가 좋고, 이민자들도 돈벌이를 하면서 살아가기가 편리한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전 도시가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었다. 다행히 1년만에 백신의 출시로 분야마다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예전같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꽤 걸리고 해야 할 일도 많을 것이다.


뉴욕을 예전처럼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능력 있는 시장 후보는 누구일까? 오는 6월 22일 치러지는 뉴욕시장 예비선거를 앞두고 출마한 후보들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예비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자그마치 36명. 이 가운데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민주당의 중국계 앤드루 양과 흑인 에릭 아담스. 이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NY1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1위였던 앤드루 양이 2위이던 에릭 아담스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블라지오 현 뉴욕시장이 3선 재한 규정에 따라 재출마를 할 수 없는 것도 이들에게는 유리한 점이 되고 있다. 뉴욕시는 민주당이 강세인 이유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면 시장이 될 확률이 높다.

양 후보는 연초 뉴욕시 교육 개혁을 위한 한 시민단체가 755명의 민주당 유권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17%의 지지율을 얻어 민주당 후보 중 가장 선두를 보였다. 대만계 2세인 그는 벤처사업을 하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주장해 젊은층은 물론, 18세 이상의 모든 미국인들에게 열풍을 일으켰다.

월 1,000달러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밀레니엄 세대의 주목을 받으면서 ‘양 열성 팬 부대(Yang Gang)’까지 만들었다. 이후 경선에서 사퇴하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지원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아시아계 유력자로 꼽힌다.

그는 한 술 더 떠 뉴욕시를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중심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여기에는 물론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긴 하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그가 비영리 사회단체를 이끌면서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150개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그때 마침 그에게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그가 타임스스퀘어 지하철역에서 두 팔을 치켜든 채 뛰어나오는 데일리뉴스의 만평 때문이었다. 그를 본 여행 기념품 가게 주인이 “드디어 뉴욕에 아시아 관광객이 돌아왔다”라고 반기면서, 양 후보의 눈을 흔히 아시아계를 비하할 때 묘사하는 길게 째진 모습으로 그린 것이다. 즉 그가 시장후보가 아닌, 관광객이나 다름없다는 풍자였던 것.

그러나 결과는 알 수 없다. 만약 앤드루 양이 당선된다면 최초의 아시아계 뉴욕시장이자, 역대 두 번째 유색인종 시장이 될 것이다.

그와 반대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또 한 후보는 흑인 에릭 아담스다. 뉴욕시경, 주상원의원, 브루클린 보로장 등을 두루 거친 그는 누구보다 차별과 편견, 이민자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후보이다.

그는 최근 일고 있는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해 경찰 시스템 강화는 물론, 서로간에 다양성 인정과 지역사회 신뢰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스몰 비즈니스 활성화와 소상인들의 지원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는 견해이다.

점점 치열해지는 뉴욕시장 선거판, 이제 2주만 있으면 예비선거의 결판이 날 것이다. 누가 적합한 후보일까 지금부터 그 면면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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