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헌시 (어머니 날을 맞아)

2021-05-03 (월) 신동인/사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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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헌시 (어머니 날을 맞아)

[신동인 =사진제공]

평생을 연약하고
가느다란 손으로
가족과 친구 이웃과
힘들어 하는 이의
작은 떨림과 세미한 울림 붙들려
숨을 죽이고 순간 놓치지 않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로
내 것이 없는 누이로
품에 찬 향낭 같은 아내로
바다처럼 품어주는 어머니로
거울 속 여인의 매무새 잡아주며
정원과 텃밭을 가꾸고
부엌에서 간을 보며
집안을 꾸민다
짙은 보랏빛 낙조가 하늘 채울 때
삶에서 농익은 실과의 맛과 향
우아하고 고상하고 원숙한
깊은 샘에서 퍼낸 시원한 지혜
그림자의 깊이와 무게를
가늠하며
햇빛의 밝음과 넓이를 헤아리는
삶과 죽음 넘나드는 모성애
눈물 감추며 환히 웃고있다

<신동인/사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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