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불신은 국가와 공동체의 가장 큰 위험

2021-04-20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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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인 공자에게 “나라를 유지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밥, 군대, 그리고 나라에 대한 백성들의 신뢰“라고 했다. 이에 자공이 다시 물었다.“도저히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한다면 이 셋 중에 무엇이 먼저 입니까” 그러자 공자가 “군대를 포기 하라”고 했다.

그러자 자공이 또 물었다.“그러면 하는 수 없이 또 포기를 해야 한다면 나머지 둘 중에 무엇을 먼저 버리겠습니까” 그러자 공자는 “밥을 버려라, 백성들이 나라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나라는 존재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렇게 공자에게서 배운 자공은 노나라와 위나라의 재상을 지냈다.

그 당시 재상은 오늘 날의 대통령이라고 볼 수 있다. 그때는 나라의 주인이 왕이었지만, 지금은 나라의 주인이 국민들이고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나라를 운영할 권한을 선거로 주기 때문이다.
기원전에 존재했던 공자와 자공의 대화는 사실상 수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중요한 국가운영의 원칙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서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제약을 받게 되자 많은 나라들이 돈을 풀어서 국민들이 먹고 살 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어떤 이들은 그렇게 되면 나라의 재정이 적자가 되고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망할 수 있다고 하고, 더러는 사회주의 정책이라서 안된다고 하지만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은 모두 돈을 풀어서 국민들이 먹고 살수 있게 하고 있다. 만약에 정부가 돈을 풀지 않았더라면 전세계적으로 폭동이 일어나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대부분 양분이 되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특히 선거로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선출하는 민주 국가에서 진보와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비슷하게 양분이 되면서 국론이 분열이 되어 있다.

여기에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하에 무엇이 진실인지 혹세무민 하는 수많은 가짜 뉴스들이 판을 치면서, 진보와 보수로 양분된 국민들은 자기들이 보고 싶은 뉴스만 계속 보다 보니 객관적 진실보다 맹목적 믿음이 더 강화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여론을 혹세무민 하는 세력들은 현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낮추어 자기들이 집권하고자 하는 것이고, 혹은 해당국가의 혼란을 조성하고자 하는 외국의 정보전이 있을 것이다.

언론의 자유가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이 딜레마다. SNS에는 수많은 가짜 뉴스들과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고, 급기야 러시아를 비롯한 미국의 경쟁국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에 가짜 뉴스를 퍼트리며 개입을 했다고 한다.

지난 2020 대통령 선거도 부정선거라고 난리였고, 결국 모든 선관위가 부정이 없었다고 발표를 했음에도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금 연임 시켜야 한다는 세력들이 의회를 점거하여 미국의 심장부를 흔들어 놓았다.

과학과 정보통신이 최첨단인 이 시대에 인류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을 더욱더 맹신하는 이상한 극단적 불신의 시대에 와 있다. 이러다 보니 정부와 의학자들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마스크를 쓰라고 해도, 백신을 만들어서 전 국민적인 접종을 하려고 해도, 불신 하고 따르지 않으면서 코로나 방역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혐오도 바로 이런 음모론과 극단적 불신에 기초하고 있기에 이런 극단적 불신과 음모론에 기반한 가짜 뉴스가 정부에 대한 불신을 넘어서 인종간, 커뮤니티간 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든다면 극단주의자들이 더욱더 판을 치면서 공동체와 국가 그리고 인류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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