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가만히 있으라’

2021-04-14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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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경, 전라남도 진도군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다. 선장은 해상교통관제시스템에 “배가 넘어간다”라고 구조요청을 했고, 움직일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구조를 지원하려고 주변에서 맴돌던 유조선 둘라에이스호 선장은 “일단 탈출시키십시오, 빨리!”라고 소리쳤지만 세월호 선장은 승객들을 탈출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선내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나왔다. 승객들은 믿고 기다렸지만 그 순진한 믿음은 비극으로 돌아왔다.

검찰에 따르면 선내 방송을 통해 네 번에 걸쳐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시라”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6,800톤의 배가 뒤집히는 사이에 기다리라는 방송만 되풀이하고 선장과 선원들이 빠져나가는 동안, 승객들은 위험하다고 믿고 꼼짝 않고 기다렸다. 탑승 인원 476명을 수용한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하였으며 304명이 수장되었다. 이 비극적 참사는 직무유기에 의해 빚어진 엄연한 인재였다.

이 가슴 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코로나 시대에도 일부 유사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무조건 사람들과 떨어져서 생활해야 한다는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가 과연 모두 옳은 것일까.

코로나 초기에 다이아몬드 크루즈선에서 모두가 동일하게 격리된 상황에서도 감염되어 죽은 사람이 있고, 멀쩡히 살아나온 사람도 분명 있었다. 왜 그랬을까? 사람의 몸이 외부 침입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면역력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 아닐까.

매일 집에서만 있다 보면 누구나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이 올 것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불면증이 생기고 불안감이나 우울감까지 동반하는 심리적 변화까지 생길 수 있다. 이는 전문 의가 아니라도 누구나 체험으로 익히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가정문제 상담기관에는 요즘 이런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하다못해 집안도 환기가 안 되면 일산화탄소나 먼지로 뒤덮여 산소 부족으로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가정이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집안에 녹색 식물을 곳곳에 두어 공기정화 효과를 꾀하고 있다.

전문의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산소가 부족하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백혈구 부족, 순환기 문제, 체력 저하 등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질환에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이 햇볕에 매일 노출되는 시간이라는 것. 이 시간이 부족하면 신진대사의 기능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문제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가벼운 산책으로 햇볕을 쪼이면 몸 안에서 합성되는 면역력 강화를 위한 필수 성분인 비타민 D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일 때문에 큰일을 그르친다는 뜻으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이 딱 요즈음 새겨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구더기가 무섭다고 음식 만들 때 꼭 필요한 장을 안 담글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코로나 공포로 주변 모두가 작은 어려움이 있더라고 할 일은 해야 한다.

가만히 있다가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코로나 위험으로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가족과 함께 하루 1시간이라도 무조건 밖에 나가자.
가벼운 산책은 부족한 햇볕 비타민을 보충해 주고 근육을 움직이게 해주어 몸을 튼튼하게 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면역력 강화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곳곳에 아름다운 꽃이 피기 시작하고 날씨도 화창해지면서 봄기운이 완연하다. 무조건 집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의 건강, 면역력 강화를 위해 공기와 산소, 햇볕이 가득한 옥외로 나가야 한다. 그것이 독한 코로나에서 나와 내 가족을 보호하고 지켜내는 길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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