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월요 에세이- 탈북자녀들에게 띄우는 봄편지

2021-04-05 (월) 김영란/두리하나 USA 뉴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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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자녀들아! 이 아름다운 화창한 봄, 4월의 문이 열리니 먼 곳, 가까운 곳에서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우리 가슴에도 뜨락에도 열려진 창문으로도 하나 가득 안겨오는구나. 그리고 밤 하늘에서는 수없는 별들이 쏟아지면서 아름다운 천사들의 노래 소리가 죽음을 이기신 주님을 찬양하는 청아한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는구나.

“부활의 주님 나타나시사 두려움과 의심 물리치셨네/ 주의 교회 기뻐 찬송하여라 다시 사신 주님 죽음 이겼네/ 주님께 영광 다시 사신 주 사망 권세 모두 이기시었네”(통일 찬송가 155장)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아! 이 4월은 사랑의 주님께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부활의 소망과 사랑을 크나 큰 선물로 주신 특별한 달이기 하지. 그러나 지난 겨울이 팬데믹으로 인하여 몸도 마음도 지치고 너무나 춥고 길다 보니 이 4월의 봄이 어느 해 보다도 따스하고 정겹고 눈물이 나도록 감사하구나.


뜨락에서 작은 꽃들이 미소 지으며 우리들에게 손짓하며 힘내라고 하는 듯이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위로하는 모습이 얼마나 반갑든지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구나.

이렇게 조물주께서 아무 대가도 없이 주신 모든 생수 같은 공기와 따스한 햇볕과 나무마다 갖가지 색깔의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며 우리 모두 살아 숨쉬고 있는 대지 위에서 한껏 기쁨을 누리며 우리들의 출입까지도 지켜 주시는 하나님께 날이면 날마다 감사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나의 사랑하는 자녀들아! 나는 그대들과 함께 20여 년 동안 말할 수 없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한 번도 누구에게나 도움을 받기 위해 손을 내밀어 본 적이 없고 어느 교회에나 단체에서 그대들과 함께 간증집회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지.

그대들은 나의 가슴으로 난 자녀들이기 때문에 여기 저기 각 교회, 또는 어느 단체에 가서 간증하면서 지난 날 아픈 상처를 또 다시 건드리면서 그대들의 눈물을 흘리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지. 1년이 훨씬 지난 팬데믹으로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먹고 입고 아무 염려 없이 일용할 양식을 끊임없이 공급해 주신 것은 우리 주님께서 보내신 보이지 않는 천사들의 손길이 이어지기 때문이지.

그대들에게 우리 주님께서도 원하시는 소원이시지만, 나도 그대들에게 부탁할 것은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면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굳건하게 가지고 그대들보다도 더 늦게 들어온 형제 자매들을 돌보며, 같은 탈북 형제 자매가 아니더라도 이웃에 있는 그대들보다도 더 어려운 이들을 돌보며 사랑을 나누기 바래. 이 어려운 때에 우리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고 그대들에게 영육 간에 장마에 비 내리듯, 눈이 내려 쌓이듯 하늘의 축복이 차고 넘칠 줄 믿기 바란다.

다시 사신 구세주 (통일 찬송가 151장)“온 세상 살펴보니 주 사랑 알겠네 내 맘이 아플 때도 주 사랑 알겠네/ 이 세상 풍파 이길 힘주시는 주님 마침내 영광 중에 주 오시리/예수 예수 늘 살아 계셔서 주 동행하여 주시며 늘 말씀 하시네/ 예수 예수 내 구세주 예수 내 맘에 살아 계시네 늘 살아 계시네 .

<김영란/두리하나 USA 뉴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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