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혐오 어떻게 이겨내야 하나

2021-03-30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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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들에 대한 미국내 인종혐오 공격이 거의 매일 지속되면서 미 전역에서 인종혐오 범죄를 멈추라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사실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는 예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노골적으로 인종혐오 공격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우한 바이러스라고 하면서 자신의 방역 실패를 교묘하게 중국으로 책임 전가를 한 것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기 전엔 우리가 늘 접했던 수많은 전염병과 독감이 어디에서 시작이 되었는지 지목하고 그 지역 출신들을 혐오하는 일들은 익히 없었다.


물론 과거 유럽에서 흑사병이 돌 때 유럽인들은 유대인들 때문이라고 하면서 인종혐오 공격을 하여 수많은 유대인들을 죽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공격을 받았던 유대인들은 흑사병에 크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것은 유대인들이 손을 깨끗이 씻고 위생관리를 잘했던 것에 비해 유대인을 공격 했던 유럽인들은 의학과 과학적인 사고보다는 정신줄을 놓고 광기의 인종혐오 공격에만 몰두하였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도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내 아시아인들의 피해가 절대적으로 작았던 것은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를 잘 지켰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시아인들을 공격하고 있는 인종들은 수백 년 전 흑사병에 정신줄을 놓아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유럽인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사회의 문제는 늘 광기가 일으키지만 과학과 상식이 그 광기를 해결한다. 다만 그 광기의 범위와 시기를 축소하기 위한 일정 정도의 노력을 하는데 많은 에너지와 시간 그리고 희생이 따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해결하고자 하는 집단이 광기의 집단처럼 흥분하지 않고 더욱더 결집하고 상식과 과학에 기반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 과거에 늘 있어왔던 아시아인들에 대한 차별까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주 전략적인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아시안인들에게 발생하는 모든 혐오 범죄에 대처하기 위한 범아시안 조직을 만들고 이들 조직이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률 기구를 만들고 강화해야 할 것이다.

과거 흑인 민권운동을 보면 이를 주도한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남부기독교지도자회의(SCLC), 그리고 학생 비폭력 조정위원회(SNVV)가 있었고 흑인 최초의 연방 대법원 판사에 임명된 서굿 마샬(Thurgood Marashall) 변호사를 중심으로 하는 법률 지원단이 흑인 민권운동이 있는 모든 곳에서 치열하게 법률 지원을 하였다.


그래서 지금의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혐오 범죄 해결을 위해서도 공동의 정체성에 기반한 행동조직과 법률조직 그리고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이 같은 대륙에서 왔다는 것을 빼고는 정체성을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가장 결집을 잘하는 커뮤니티가 선봉에 서서 이 운동을 이끌어가야 한다.
월가를 주름잡고 있는 한인들, 유명한 로펌의 뛰어난 한인 변호사들 그리고 아시아계 중 가장 잘 조직이 되어있는 커뮤니티가 한인들이다. 이렇게 한인들이 선봉에 선다면 한인들이 아시아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

방식은 간단하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돈과, 능력이 있는 법률가들, 용기 있는 행동가들, 그리고 유권자 등록과 투표참여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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