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통일 대한민국에 대비하자

2021-03-22 (월) 채수호/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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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북쪽으로 불과 30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북한이 있다. 4km 너비의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남과 북은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분단 75년동안 각기 다른 길을 걸어온 남과 북은 한반도 야간 위성 사진처럼 빛과 암흑으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4.19의거와 5.16군사혁명, 광주민주화 운동, 6.29 선언을 이끌어 낸 서울 넥타이 부대의 민주화 시위 등 진통을 겪으면서도 한결같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 온 대한민국은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반면 공산독재 노선을 걸어온 북한은 1960년대까지는 남한보다 잘 살았으나 세습독재 체제의 모순과 거듭되는 정책 실패로 경제가 해마다 뒷걸음질을 치고있다. 게다가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날로 강화되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제재로 인한 극심한 전력난과 원부자재 부족으로 많은 공장들이 멈춰섰으며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유일한 생명줄인 중국과의 국경마저 봉쇄함으로써 북한 경제는 최악의 국면을 맞고있다.

가뭄과 비료 부족으로 인한 식량난까지 겹치면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고 1990년대 중반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낳고 있다.

2019년 한국은 1조6,470억달러의 GDP를 기록했으며 1인당 GDP도 일본을 추월했다. 이에 비해 북한은 GDP가 180억달러에 그쳐 남북한의 경제규모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북한정권은 경제난으로 부족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하여 조직적인 해킹을 통해 외국은행에서 돈을 훔치는가 하면 마약밀매, 위조지폐 발행, 밀수, 매춘 등 불법을 일삼는 국제적인 범죄집단으로 전락하였다.

경제상황도 최악이지만 북한의 인권상황은 세계 최악이다. 북한 동포들은 거주이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을 박탈 당하고 있다.

인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여 재판없이 구금, 고문, 처형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조직적인 신격화를 위하여 주민들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사진을 집에 걸어 놓아야 하며 김부자 사진이 들어간 뱃지를 가슴에 달아야 하고 김부자의 동상 앞에서 절을 해야 한다. 아이들은 말을 배울 때부터 북한이 지상낙원이며 장군님, 수령님께 충성해야한다고 세뇌교육을 받고 있다.

2,500만 북한 동포를 폭압과 궁핍의 족쇄에서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한반도가 대한민국 주도하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흡수통일은 거론하는 것 조차 금기시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념이 다른 두 정치 체제가 평화적으로 통일될 수 있다는 것은 허구이며 망상이다. 이제까지 통일을 이룬 나라들의 예를 보면 모두 무력통일이나 흡수통일이었다. 독일은 흡수통일을 하였고 월남은 무력으로 통일되었다.

신라도 삼국을 무력으로 통일하였고 노예제도 문제로 잠시 갈라섰던 미국도 무력통일을 하였다. 핵을 가진 북한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최근 일반 주민들 뿐 아니라 고위공직자들의 탈북이 줄을 잇고 있어 내부로부터의 붕괴가 벌써 시작되고 있는 듯 하다. 미국보다 핵무기를 많이 가졌던 소련이 어느 날 갑자기 붕괴 되었듯이 남북한의 통일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지 모른다.

한반도 통일에 가장 큰 걸림돌이자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으며 만약 북한에 급변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또 하나의 친중국 괴뢰정권을 세우려고 할 것이다.

한국은 통일에 대비해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중국인들에게 한국 주도하의 한반도 통일이 불가피하며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국익과 동북아, 나아가서는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게 될 것임을 적극 설득해야 할 것이다. 통일 대한민국에 대비하고 그 꿈이 실현되도록 간절히 기도하자.

<채수호/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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