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망대- 다자 동맹주의

2021-03-03 (수)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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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의 핵심 키워드는 다자 동맹주의다. 모든 국내외 정책은 이를 기반으로 재편될 것이다. 다자주의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외교정책은 미중갈등으로 국제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던 트럼프와 달리 동맹을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한번 뭉쳐질 것이다. 그로인해 발생되는 각종 부작용 또한 중국봉쇄와 맞물려 여전히 국제사회를 암울하게 할지 모른다.

특히 동북아 지역패권 구도속에서 중국, 일본과 맞닿아 있는 한국이 미국의 다자 동맹주의에 참여할 경우 중국과의 무역, 경제관계는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설립한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이 전세계 100여개국의 회원국을 갖고 세계은행(World Bank)의 절반가량인 10억 달러를 보유하며 미국을 상대로 막강한 잠재력을 갖게 되었다. 34억 명의 인구를 보유하는 RCEP도 전세계 GDP의 약 39%인 49조 5,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제권으로 전세계 경제의 절반을 차지한다.


동북아에서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은 아시아 개발은행(ADB)에 엄우종 사무총장과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에 김헌 국장이 선임되어 일본을 제치고 지역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하며 중국과 경제적으로 더욱 밀착될 것이다. 그럼에도 바이든의 중국봉쇄정책에 동참할 경우 미중갈등이 통상문제로 이어지게 되면 한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양대 무역 수출국이다. 중국과 지역경제동맹체제에 보조를 맞출 경우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고 바이든은 무역규제라는 카드로 한국을 회유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산업기술력에서 한국은 세계 5G 국가 순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미래첨단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CPTPP와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국가가 된 것이다. 이미 전반적인 반도체 산업기술에서 세계1위를 차지하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상대적 경제 윈윈 정책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바이든 정부와 보건·방역부분은 물론 뉴딜협력과 첨단기술등 5대 경제협력을 추진함은 물론 상계관세, 디지털세 등 중요 양자 통상이슈들에 대한 합의를 논의했다. 더욱이 신남방·신북방 등 아시아의 신흥국들과의 FTA도 본격 추진하여 가교 국가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경제질서를 주도할 뿐 아니라 미국이 주도할 CPTPP와도 마찰없이 협력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한국의 첨단 산업기술력과 경제공동체에서 리더역할은 미중 갈등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신규 FTA를 추진하는 국가들은 거대한 시장과 풍부한 자원 등을 보유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 FTA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까지 확대되면 최근 강세로 떠오른 한국의 문화 콘텐츠, 바이오 산업 등 경쟁력 있는 국내 산업의 해외 진출도 빠르게 궤도에 오를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다.

결국 바이든이 추구하는 다자 동맹주의가 중국봉쇄라는 일관적인 정책으로 흐를 경우 그 영향력은 발휘될 수 없을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경제협력체로서 RCEP이나 AIIB이 본격 가동되게 되면 바이든의 대중국 봉쇄정책은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며 이들 지역에서 경제정책의 실패는 트럼프가 망가뜨려 놓은 미국의 무역정책을 가속화시키며 미국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러므로 바이든의 다자 동맹주의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중국 봉쇄와 무역 갈등이라는 이분법적인 위험수에서 벗어나 국제경제가 진정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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