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난초 사랑

2021-02-16 (화) 한원희 / 플러싱병원 소아앨러지·천식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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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형형색깔의 활짝 피어있는 수많은 꽃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고르시라면 무슨 꽃을 마음에 두시겠어요?
장미, 난초, 국화, 철쭉, 목련, 코스모스, 그리고 카네이션...
당신께서는 물론 꽃 중의 으뜸이며 고혹적인 자태를 지닌 장미를 선택하시겠죠.
당신,
눈을 들어서 멀리 넝쿨진 아름다운 장미 화원을 바라보세요. 만개하여 함박웃음을 머금은 붉은 장미들이 저마다 흐트러짐 없이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이구동성으로“나를 선택해 주세요.” 라고 간절히 간구하며,
당신과 마주 보고 있어요.
당신,
이제 잠시 고개를 돌려서 눈을 반쯤 살포시 포개시고 당신 곁을 자세히 쳐다보세요. 그동안 당신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연보라색 난초가 환한 미소로 답하며 오매불망 당신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난초는 장미처럼 고고하지 않지만, 금방 시들지 않으며 언제나 한곳에서 변함없이 당신을 반기면서 당신의 맑은 눈동자를 그윽이 바라보며 다소곳이 고개 숙이며 당신께 나지막이 속삭이는 말.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한원희 / 플러싱병원 소아앨러지·천식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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