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해리스 부통령에게 드리는 축하

2021-01-29 (금) 이태상/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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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폴리탄 인간 가족 일원, 아니 코스미안으로 미국의 첫 비백인 여성 부통령 취임을 축하합니다. ”

어쩜 전 트럼프 행정부의 최악의 짐을 떠맡은 바이든 행정부는 최고의 도전이자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문자 그대로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만들 수 있는 천우신조의 엄청난 최선의 기회가 주어졌으니까 말이다.

지난해 11월7일 밤 미국 유타에서 열린 미 대선 부통령 후보 토론회의 승자는 공화당 후보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민주당 후보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아닌 유타주(州) 스프링빌 주니어하이 8학년생(한국의 중학교 2년생)인 브레클린 브라운(Brecklynn Brown) 양이었다.


부통령 후보 토론에 앞서 유타주 대선토론회 주(州)교육위원회가 개최한 부통령 후보 토론회 질문 콘테스트에서 700명 중 1위로 뽑혀 5800만 명이 시청한 이날 토론의 대미를 장식한 질문자였다. 사회자 수전 페이지(Susan Page)가 대독한 질문은 이러했다.

“뉴스마다 온통 공화당과 민주당이 싸우는 이야기뿐입니다. 또 시민들끼리 싸우는 소식만 들립니다. 대선 토론에서도 두 후보 간 서로 물고 뜯고 싸우기만 했죠.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사이좋게 지내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겠습니까?

지금 미국 수도는 서로 화합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좋지 않은 사례의 도시로 변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어떤 쪽에 서 있든 다들 자기 말을 들어주기만 바랄 뿐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런 말싸움과 분노의 악순환을 깨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할 수 없습니다. 단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가가 양분되는 것을 막는 책임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두 후보님이 모범을 보이신다면 모든 불화가 화합되고 모든 문제가 잘 풀릴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우주 자연의 섭리와 이치를 따르는 게 진리라면 이 순리를 거스르는 것이 거짓일 것이다. 30여 년 전 프랑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인기 있는 사람은 정치인도 아니고 영화배우도 아닌 꼴류쉬 (Coluche, 1944-1986)란 코미디언이었다.

35년 전 타계했지만 살아있는 동안 그는 스스로를 가리켜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 눈에 가시’라고 자칭했다.

반(反)정치인으로서 그는 허황된 권력과 권위주의를 조롱하면서 위정자들이란 본래 국민을 위하는 게 아니고 국민을 제물로 삼아 그들 자신의 부귀와 영화를 도모하는 자들이라고 했다. 풍자, 해학, 재담, 쌍욕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해괴 망칙한 복장에다 기성(奇聲) 괴성(怪聲)까지 내며 이상야릇한 몸짓으로 정치인들을 묵사발 만들어 시청자들을 웃겼다.

르 몽드 지는 그를 ‘성(聖,Saint) 꼴류쉬’ 라 불렀고 또 다른 일간지 리베라쏭은 ‘ 프랑스 국민을 가장 즐겁게 해주는 인물 ’ 로 꼴류쉬를 꼽았다.

“우리는 정치라는 단어의 숨은 참뜻을 잊어버렸다. 그것은 사람들이 더욱 더 행복하도록 우리 사회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예술인들이야 말로 사람들의 삶을 밝고 즐겁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나는 사람들을 웃기고 또 사는 것이 즐겁다는 걸 사람들이 느끼도록 노력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태상/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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