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이후 감소폭 최대…위기감 고조 의류·요식업종 감소율 각각 89%·50% 피해 커
▶ 경제활동 재개해도 소비심리 회복 미지수
4월 소매판매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주정부의 영업제한 조치로 식당들은 두 달째 투고와 배달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 AP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난달 소매판매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소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방 상무부가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6.4% 감소했다. 3월 8.3% 감소 이후 4월에 들어 더 가파르게 하락한 것.
전문가들의 예상치(-12.3%)를 4.1% 포인트 웃돈 것으로 지난 199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로 최대 폭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미 전역의 경제활동이 멈춰선 결과로, 온라인 샤핑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소매판매가 줄었는데 외식과 샤핑을 비롯해 소비가 사실상 멈춰졌다는 평가다. 소비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으로 꼽힌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의류업종과 요식업종은 소매판매 감소율이 각각 89%와 50%를 기록해, 경제활동이 재개된다고 해도 코로나19 사태 이전 상황으로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뉴욕주 경우 의류는 비필수 업종으로 분류, 일시 영업이 중단되면서 개점휴업 상태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고, 식당이나 바 등 요식업은 필수업종으로 분류됐지만 투고와 배달로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전국 소매판매 감소율 보다 훨씬 더 낮을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주 노동국의 지난 11일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인 등 뉴욕주 아시안태평양계 이민자의 실업률은 무려 6,900% 이상 상승했다.
맨하탄에서 의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 모씨는 “경제활동 재개로 가게를 다시 오픈 한다고 해도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사상 최대 실업율 증가는 업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우울하게 만드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플러싱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인 이 모 대표도 “투고와 배달로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매상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그나마 적자가 나지 않으면 다행인데 정상화까지 얼마나 더 오래 걸릴지가 더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날 4월 산업생산도 역대 최대폭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11.2% 감소한 것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101년래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산업생산은 3월 4.5% 감소한 바 있다. 산업생산의 4분의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도 13.7% 급감했다.
연준은 4월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미 전역의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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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