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정치권 새바람과 기득권 묵수

2020-01-25 (토) 오해영/ 전 뉴욕상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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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판은 고질적인 묵수(墨守) 즉 묵수는 옛습관이나 자기중심 의견이 지나치게 완고하고 기득권이 난무하면서 참신한 지식과 혁신을 창출할 새 바람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없다는 뜻이다. 다행히 이번 4월 총선은 전례가 없는 다방면에 전문분야 신인을 영입하면서 여야가 앞을 다투면서 홍보용으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물론 선거 때마다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여야 모두 유난히 극성스럽다. 정치 경험과 경륜도 없는 청년들이 정당에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면서 편승 하고 있다. 새바람의 연유와 맥락을 살피면 새겨들을 비판 또한 적지 않다. 쇠락한 정치 집단의 품격 품위가 빛이 바랜 반칙이 난무한 정치 환경 속에서 신기루를 꿈꾸며 추대된 미래 세대들이 운신의 폭이 마음껏 지배적인 위상을 점유 하면서 역동적인 상황을 창출할지 의문이 앞선다.

선거 때만 되면 젊은 피니 참신한 새 정치를 운운하지만 말 잘 듣는 청년 몇몇 구색으로 여론은 정당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게 그거다.


총선이 다가오자 세대 교체론과 청년 정치에 대한 기대가 치솟지만 지난 수십년의 경험으로 보면 모든 게 그저 보여주기식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대교체의 근간을 형성하는 새바람은 총선 승리를 위한 임기응변에 그치지 않고 상생과 공존의 21대 국회로 가는 디딤돌이 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 한국 정치권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새로 당선된 정치인은 젊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평범한 시민을 대변할까. 한국 정치는 단순히 생물학적 젊음을 정치개혁의 목표로 오인해선 곤란 하다.

요컨대 한국정치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세대 교체보다 성분 교체다. 젊다고 능사는 아니다. 정치는 오랜 경륜과 용인술이 겸화된 능숙한 정치인이어야 한다. 한국정치권은 일흔을 훨씬 넘겨 여든을 바라보는 노장들이 세대교체를 비웃듯 다시 정치권 전면에서 당을 주도하고 있다. 43세의 젊은 총리가 등장한 캐나다와 유럽과 북미. 남미를 휩쓴 젊은 정치인의 물결과는 분명히 반대로 가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의 고착된 노장정치인들의 혜안(該眼)이 무시할 수 없는 바로 그것이 세월의 깊이다. 인간의 두뇌와 비전은 오랜 시간의 산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세월은 주름살을 늘게 하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지는 못한다. 고뇌, 공포, 실망때문에 기력이 땅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마음이 시들어 버리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나이든 젊은이들이여, 열정이 살아 있는 한 그대들은 젊은이며 새대 교체와 정치 개혁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

<오해영/ 전 뉴욕상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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