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에게 거부를 당하거나 불안정한 인간관계에 시달리는 소외층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불안정한 인간관계의 대안으로 애완동물, TV 드라마, 컴퓨터에 빠져드는 현상이 생겼다. 이 현상을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라고 한다.
우리는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만나는 사람 또는 애완견과 준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러나 준사회적 관계가 얼굴을 맞대는 대인 관계의 좌절에서 생기는 공백을 메우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까?
애완동물이나 온라인상의 가상의 친구와 준사회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은 어디까지나 대리만족일 뿐 실체의 부재를 완전히 채워주지는 못한다.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삶이 필수인 인간에게는 추상적 의미의 가상 소속감이 아니라 서로 몸을 부대끼면서 형성하는 실제적인 인간관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윌리엄 패트릭의 ‘사회신경과학으로 본 인간본성’ 중에서
21세기에 들어와 한국 사회에 나타난 특이한 변화가 있다. “여자는 반려동물에 빠지고, 남자는 컴퓨터에 빠져 산다“는 탈사회적 현상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람끼리의 관계를 멀리하고, 반려동물이나 컴퓨터를 더 가까이 하는 준사회 만족형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한 의학 통계에 의하면 미국 의사들은 환자를 만난 후 평균 18초 만에 진단을 내린다고 한다. 18초 만에 진단을 내리는 의사를 만나고 나오는 환자의 마음은 얼마나 불안하고 답답할까. 그 사회는 얼마나 외로울까. 미국이 개인주의 사회로 진입한 지는 이미 오래다.
서민으로 구성된 초대교회는 처음부터 가족적이어서 건강했고 활기찼다. 초대교회는 출생, 결혼, 죽음, 질병, 구제, 공동 예배라는 삶의 일상을 통해 인간적 유대감을 공고하게 다지고 서로 긴밀히 소통했다. 당시 유대 사회나 그노시스 분파는 우수한 종교 지식 집단이었다. 하지만 서로 하나가되어 사랑하는 공동체정신이 그들에겐 없었으므로 사회 주도권을 초대교회에 넘겨주고 말았다.
헬렌 켈러의 가정교사로 평생 헌신한 설리반은 늘 말했다. “예수님은 너를 사랑 한단다(Jesus love you)."
<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