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정한 자비(Just Mercy)

2020-01-14 (화) 김성실/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인종정의 정책위원
크게 작게

▶ 웨체스터 칼럼

사회 정의와 인권운동가 이며 뉴욕대 법학교수인 브라이언 스티븐슨(Bryan Stevenson)씨가 올해로 환갑을 맞았다.

스티븐슨 교수는 장학생으로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후, 상당한 봉급과 권력과 명예를 갖을 수 있었던 기회를 마다하고, 앨러배마 주로 이주하여 변호사를 구하기 어려운 가난한 수감자들과 무고하고 부당하게 갇혀 있는 재소자들을 위해 열악한 경제적 여건을 감수하고 지금까지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는 1989년 앨러배마 주 수도 몽고메리시에 평등한 정의 계획단체(Equal Justice Initiative)를 세우고, 성경의 “지극히 작은 자, 소외된 자(least of these )”들에게 정의를 찾아주고자 하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법조계를 비롯한 여러사람의 도움을 받아 함께 일하고 있다.


연민어린 그의 열정적인 노력과 소외된 자들을 섬기는 겸손한 마음은 2015년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하나로 선정케하여 세계 각국으로 부터 10여 개의 상을 수상하였다. 2014년에 발간된 그의 저서 'Just Mercy'는 곧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 셀러에 올랐고 세계의 주목할 만한 서적의 하나로 선택되었다.

스티븐슨 씨는 또한 작년에는 EJI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노예박물관과 평등한 정의 계획 기념관을 몽고메리시에 세워 인종차별의 미국 역사를 뒤 늦게나마 올바른 시각으로 직시할 수 있도록 간접교육을 하고 있다.

자신이 변호했던 소송사건들을 예로 인종차별로 인해 부당한 판결을 받거나 결백한 죄수들의 이야기를 폭로하여 백인들의 편견과 무거운 이기심이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형사법을 악이용하고, 거짓증거를 낳고, 자신들의 공통된 이익을 위해 지역 공동체를 선동한 기막힌 이야기들이 독자의 마음을 흔들게 한다.

흑인의 인권을 유린하여 무고한 이들을 무기징역과 사형에까지 이르게 한 잔인무도한 사실들은 ‘살기 좋은 미국, 신사적인 미국인들’을 찾아 온 우리 이민자들에게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이며 아직도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어 경악스럽다.

인종차별의 문제는 백인과 흑인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백인과 유색인종간의 문제이며 Korean-American들에게도 간접적인듯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박해 당하는 흑인의 이야기가 내 이웃의 이야기며, 언제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유명한 배우 제이미 팍스, 마이클 B. 조단 등이 출연하는 영화로 만들어져 며칠 전에 개봉되었다. 많은 한인들이 이 영화를 자녀들과 함께 관람하고 또한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가 내 나라로 선택하고 살아가는 이 미국의 역사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김성실/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인종정의 정책위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