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덕은 아무리 베풀어도 탈이 없다

2020-01-11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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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에 “덕이 두터운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을 위해줄 뿐, 자신을 내세우고 뽐내면서 남보다 뛰어 나거나 앞서려 하지 않으니 오히려 모든 것에 앞서게 된다. 이렇게 덕이 두터운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과 함께 할 뿐, 자신을 위해서 다투려하지 않으니 오히려 덕이 두터운 사람과는 다투려는 이가 없다”라고 했다. 요즘에 이렇게 덕이 두터운 사람이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옛 선현들의 주옥같은 가르침이 그저 고전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런 가르침을 외우고 다니면서 그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하지 않고 그 고전으로 상대의 허물을 지적하고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노자의 도덕경이 나온 2500여년 전보다 훨씬 문명화된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과연 그런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덕은 사람이 사람에게 베풀어야 하는 것을 넘어서 한 나라가 가져야 하는 국가의 가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2500여년전 춘추전국 시대에도 덕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상대 나라에 덕을 베풀어야 한다고 당시의 사상가들이 주장을 했다. 그래서 각 나라의 왕들은 이런 사상가들을 자기 나라에 붙잡아 두고 배우려고 했다. 물론 춘추전국시대 자기 왕국의 권위를 만들기 위한 명분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천년전의 그들은 그나마 자기 나라가 덕을 소중한 가치로 여긴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 주려고 했다. 세월이 수 천년이 흐르고 바뀌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약육강식의 시대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 국제연합이라는 유엔을 만들어서 운영을 하고 있지만 힘 센 나라들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자기들 힘을 과시하여 약한 나라를 무시하거나 공격한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덕을 베푸는 강대국이 얼마나 있을까?

힘을 가지고 있으면 가급적 그 힘을 사용하지 말고 가진 힘을 감추고 덕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옛 선현들은 덕은 아무리 베풀어도 탈이없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곳곳에서 분쟁이 발생하고 있고 특정 국가간의 긴장은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강대국들이 약소국에 덕을 베풀기는 커녕 힘으로 누르려고 하고, 약소국들은 강대국에 대해서 두려워 하지 않고 분노를 가지고 복수를 다짐하고 있을 수도 있다.

2020년 우리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 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 주변 나라들에게 덕을 베풀기 보다는 원한을 사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힘 없는 약소국이라도 원한을 사게 하면 언젠가 복수로 되돌아 온다. 미국이 덕을 베풀고 있는데 복수를 하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미국이 무엇이 부족한가? 영토 넓지, 자원이 풍부하지, 돈이 제일 많지, 힘이 제일 세지, 그리고 세계화폐를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이 덕을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미국 시민이 다른 나라로부터 공격 받지 않고 존경을 받을 것이다. 2020 미국 대선에서는 다른 나라의 원한을 사지 않고 덕을 베풀어서 공격대상이 아니라 세계에서 존경받는 미국을 만들 그런 공약을 가진 대통령 후보들이 나오도록 하고, 그런 공약을 가진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여 정말이지 세계에서 존경받는 미국을 만드는 성숙한시민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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