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와 미국 그리고 2020 유권자의 선택

2020-01-04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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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2월26일 미국과 함께 전 세계를 이념적 블록으로 나누었던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가 되면서 모든 나라들이 담을 허물고 세계화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고, 그 세계화는 모두 미국을 향했다. 그렇게 28년이 흘렀고 세계화를 가장 먼저 주장했던 미국은 더 이상 미국으로 향하는 세계화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결국 세계화를 가장 먼저 반대하는 권력이 나타났다. 미국의 문을 닫고 담벼락을 쌓아라, 미국과 무역을 하는 나라들은 이제 국제 무역기구(WTO)말고 미국의 말을 따라라,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의 힘을 지금 꺾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전 세계를 흔들었다. 그렇게 다사다난 했던 기해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세계화를 실천하기 시작하면서 세계화의 종말을 예고하는 한 해가 되었다.

세계화의 덕을 가장 많이 본 미국이 이제는 반세계화를 외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최강 경제력과 군사력, 엄청난 천연자원 그리고 세계 화폐인 달러의 종주국인 미국에 대항할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했다.


2019년은 트럼프의 해였다. 전 세계 그 누구도 트럼프의 말을 거역할 수가 없었다. 미국 다음의 힘을 가진 중국도 감히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다. 트럼프가 무역 협상을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밖에 없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협상이다 뭐다 하지만 실상 미국의 압력에 여러 구실을 대고 시간을 끄는 수준이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부에서는 전 세계를 호령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천하의 트럼프가 안방에서 카운터 펀치를 맞고 있는 것을 보면 트럼프의 적은 미국 내부에 있다. 그리고 전 세계 이목을 집중 시킨 북한과의 정상회담은 더이상 내용의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재선을 앞두고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처음부터 앙숙으로 출발했던 이란과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은 중동 전체 시아파와의 전면 전쟁을 몰고 올수 있으며 분명히 트럼프 재선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역시 트럼프 자신의 정책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아직 민주당의 대선주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직의 프리미엄으로 재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위해서 그토록 애써서 노력했던 오직 미국의 이익을 위한 외교 및 무역 정책이 재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

아무리 힘이 센 미국이지만 외교적 고립 내지는 전쟁의 소용돌이로 갈 수도 있고, 동맹국들에게 힘으로 누른 무역협정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미국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장기적으로 미국에 이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전통적인 외교와 통상 정책에 상반된 정책이기에 생각지 못한 저항과 그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어쩌면 미국의 압력에 눈치 보고 있는 중국과 동맹국의 역공이 올해 대선에 펼쳐질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세계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급격한 정책 변화가 재선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악재가 될지는 2020 대선에서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반세계화를 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미국 우선주의에 지지를 할지 아니면 또다른 정책을 들고 나올 후보를 지지해야 할지. 2020년 경자년 미국 대통령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유례가 없는 치열한 선거전이 될 것이다.

미국 독립선언 244년을 맞이하는 오래된 국가 미국의 현실과 미래를 놓고 유권자들은 벌써 양 진영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소수중의 소수인 한인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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