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그말리온 효과

2020-01-03 (금)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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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버나드 쇼는 키프로스 조각가 피그말리온 신화에서 힌트를 얻어 ‘피그말리온’이라는 유명한 희곡을 썼다. ‘정말이에요. 만일 피커링 대령님이 아니었으면 저는 예의가 무엇인지 도무지 몰랐을 거예요. 피커링 대령님 때문에 저는 꽃 파는 숙녀와 꽃 파는 아가씨 사이의 차이는 그 여자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있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대접받느냐에 달려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히긴스 교수님에게 저는 평생 꽃 파는 아가씨일 수밖에 없었지만 피커링 대령님에게 저는 언제나 현숙한 숙녀였습니다.’

이 희곡에서 '피그말리온'은 피커링 대령이다. ‘피그말리온 효과(Pygma lion Effect)'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은 기대와 희망과 칭찬이다. 미래의 어떤 가능성과 꿈의 실현을 믿어주고 기대하고 칭찬하면 그것에 부응하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로버트 로젠탈의 ‘피그말리온 효과’ 중에서

멕시코 계통 서민 지역에 위치한 오크 초등학교가 ‘피그말리온 효과’ 실험학교로 선정되었다. 새 학기 학급 편성할 즈음에 교장이 한 학급을 맡을 교사에게 말했다. ‘이 아이들은 예비 지능 검사에서 상위 20% 안에 든 우수 학생들입니다. 학습 성취도가 크게 기대되는 아이들이니 잘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학급에 특별 학생은 없었다. 그냥 각 반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평범한 학생들의 집합에 불과했다.


교장의 말을 들은 교사는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면서 특별한 기대와 관심을 보였다. 학업 진도가 늦은 학생에겐 개인 지도하며 열과 성을 다했다. 학기 말에 나타난 결과는 놀라웠다. 지적 성취뿐 만 아니라 IQ 검사에서도 20점 이상이 향상된 결과를 이뤘다. 피그말리온 효과 이론은 이렇게 탄생하였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피그말리온’은 예수다. 예수는 인간관계의 질을 변화시키면 평범한 베드로와 삭개오같은 아웃사이더도 탁월한 인사이더로 변화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예수의 품을 거쳐 간 사람은 인격의 초월적 변화를 체험했고, 역사를 바꾸는 지도자가 되었다. 예수는 제자에게 늘 이렇게 말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다.” 이 짧은 문장 안에 기대, 칭찬, 꿈이 가득하다.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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