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민주사회주의’ 시장 당선 시애틀 월드컵 경기 이전 위협

발언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로이터]
초강경 이민 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티켓은 비자가 아니다"며 월드컵 입장권을 소지하고 있어도 미국 입국이 거부될 가능성이 있다고 17일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백악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백악관 태스크포스(TF)' 회의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경기 입장 티켓은 미국 입국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월드컵 티켓을 소지한 사람도 "똑같은 (비자)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대기 리스트에서 좀 더 높은 순위로 이동하는 게 유일한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월드컵 준비 상황을 보고 받은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정부가 현재 FIFA 우선 예약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이 시스템을 통해 월드컵 티켓 소지자 중 비자 대기 시간이 긴 사람들은 우선 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국무부가 월드컵 관람차 미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전 세계에 400명 이상의 영사 담당 직원을 추가로 배치했으며 일부 국가 주재 미국대사관은 직원 숫자를 두배로 늘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비자 신청이 가능한 나라의 80%는 비자 발급 대기 기간이 최대 1년에서 60일 이하로 단축됐다는 게 루비오 장관의 설명이다.
북중미 월드컵 경기는 내년 6월 미국, 멕시코, 캐나다에서 함께 열린다. 이번 대회는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 따르면 북중미 월드컵 표는 최대 600만∼700만장이 팔릴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방문 관광객은 최대 1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많은 도시가 월드컵을 원한다"며 최근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여성 정치 신인 케이티 윌슨이 시장으로 당선된 시애틀의 월드컵 경기를 다른 도시로 이전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FIFA와 그곳에 있을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하고 싶다"며 또 다른 월드컵 개최도시인 로스앤젤레스에 주 방위군을 배치할 의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