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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승천기, 그냥 둘 것인가

2019-11-15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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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가 배경인 전쟁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일장기의 태양 주변에 붉은 햇살이 퍼져가는 디자인의 깃발이 등장한다. 그 욱일승천기 아래 군인들이 행진하고 포탄이 터지고 사람들이 죽어간다.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이 ‘욱일승천기’의 2020년 도쿄올림픽 사용을 반대하는 삼보일배 퍼포먼스가 맨하탄 한복판에서 펼쳐졌다.

한국에서 온 김원웅 광복회장은 7일 타임스스퀘어에서 시위를 벌이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치기 사용은 금지하고 욱일기 사용은 허용하고 있다. 백인을 학살한 나치는 반인류죄로 처벌한 반면, 아시아인을 학살한 일제를 묵인하는 것은 인종차별주의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보일배 퍼포먼스가 열리기 앞서 한인 30여명은 ‘전범기 욱일기 사용을 금지하라’는 수십 개의 만장을 들고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에서 브로드웨이를 따라 타임스스퀘어까지 행진했다.

이번 뉴욕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중국 상하이에서도 삼보일배 퍼포먼스를 통해 도쿄올림픽의 욱일기 사용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라 한다.

뉴욕에서 이 퍼포먼스가 시작된 것은 의미가 깊다. 뉴욕 한인들은 오래 전부터 욱일승천기 퇴출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지난 2013년 뉴욕 레스토랑 주간 포스터 바탕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을 사용했다가 한인사회에 혼이 났다. 결국 ‘뉴욕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다. 부주의로 한국인의 과거사를 떠올리는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한다.“는 서한을 보냈고 홍보용 디자인을 새로 만들었다.

뉴욕현대미술관은 2012년 11월~2013년 2월 ‘도쿄 1955~1970 뉴아방가르드‘전을 열었는데 욱일승천기 이미지 미술작품에 뉴욕한인들이 항의, 미술관장은 ’작가의 작품은 전후시대의 비판적인 반응일 뿐 일장기 찬양은 아니다’는 서한을 한인사회에 보냈었다.
2014년 12월에는 한 한인이 브루클린 그랜드 스트릿 은행 벽에 그려진 전범기 벽화를 보고 제보,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강력 서한을 보냈다. 결국 2015년 벽화가 있던 자리는 브라운색으로 칠해졌고 벽화는 퇴출됐다.

뉴욕뿐 아니라 LA를 비롯 한인이 사는 곳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두 나서서 욱일승천기 퇴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나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는 영구퇴출됐지만 욱일승천기는 여전히 사용된다는 점이다. 또 전쟁피해국인 중국, 필리핀, 동남아시아를 제외하고는 욱일승천기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하켄크로이츠는 아돌프 히틀러에 의해 나치가 결성된 1920년 처음 등장했고 1945년이후 동독과 서독에서 하켄크로이츠 사용이 금지됐다.

작년 8월에는 뉴욕 퀸즈에 살던 95세된 나치 부역자가 독일로 추방되었다. 1943년 6,000명의 유대인이 죽어간 폴란드 트라브니키 수용소에서 1943년 무장경비병으로 근무한 야키프는 나치 부역 사실을 숨긴 채 49년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 뉴욕의회는 추방을 결정했고 종전 73년후 그 벌을 받았다. 독일에서는 90세 넘은 나치 전범들이 종종 법정에 선다.
그런데, 일본은 기어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올림픽에 이 욱일기를 들고 나온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열린 전쟁범죄자 심판 재판에서 욱일기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없었던 탓이다.

조직위는 욱일기가 어떤 정치적 의미도 없다고 허가했다. 일본은 한국정부의 항의에도 아랑곳 않고 도쿄 올림픽을 욱일기 천하로 만들 모양이다.

이를 막을 방법이 없을까. 우리들은 욱일승천기 퇴출시킨 전력이 제법 있다. 아무래도 도쿄 올림픽 욱일승천기를 상대하자면 뉴욕을 비롯 미주 한인들이 힘을 보태야 할 것같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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