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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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기림비

2019-11-07 (목) 이종철/뉴저지 팰팍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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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타운에서 위안부 기림비 설치 9주년 행사를 맞이하여 조촐한 행사를 가졌다. 기림비 세우게 된 동기는 시민 참여 센터에서 버겐 카운티에 맨 먼저 제의를 했고 여러 타운을 물색하던 중 우리 타운이 적합하다 하여 요청이 들어와서 일본이 2차대전 때 저지른 비극적인 만행을 전세계에 알려 더 이상 이런 비극적인이 일이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면 안된다 하는 취지로 추진을 시작했고 시장 및 의원들은 여성 인권을 강조하며 결국 설치를 했으며 벌써 9주년이 됐다.

그 과정에서 전 지미 시장하고 나머지 시의원들을 설득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는데 소수 주민들과 몇 몇 미국 단체들의 반대가 심했다. 왜 한국과 일본과의 과거 문제를 팰팍 시에서 관여하며 그 기림비가 우리 타운에 세워져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것은 일본과 한국과의 국가적인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 만행이고 전세계인들이 알고 깨우쳐야 하는 여성 인권 문제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주민들이 설득이 되기 시작했다.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이 앞장서서 이런 비극적인 역사를 알리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결국 주민 공청회를 거쳐 시의회의 만장일치로 가결되었고 교육적 차원에서 타운 공공 도서관 부지에 세우게 되었다.


제반 모든 경비는 한인들이 자발적인 성금으로 충당되었는데 기림비 설립 후 2년의 세월이 조용히 흘러갔는데 어느 날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 4명이 우리 타운 의원들을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우리 한국계 시의원 두 명은 빼고 나머지 4명의 의원들에게만 면담 요청을 했다. 그러나 지미 전 시장은 반대로 우리 한국계 시의원 두 명만 미팅에 초청했다. 약속 시간을 계속 바꾸며 만나기 하루 전 밤 12시에 연락 와서 다음날 약속을 정했는데 아마 한인들이 모여 데모라도 할까 봐 걱정한 술수였던 것 같다.

우리 시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고 벚꽃길 조성해 주고 청소년 교류 등 국가 간에 지속적인 교류를 맺자 하는 것이 요지였다. 아니 일본이란 나라가 이 조그마한 타운하고 교류?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제의였다. 결국 속셈이 들어 난 것이 그 대신 기림비를 제거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당신들이 여기에 먼저 올 곳이 아니고 한국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20여년 이상 매주 수요 집회하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정 사과하고 배상 후 우리에게 오라 했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 전 미국 대도시에 20개 이상의 기림비를 세울 것이다. 물론 그때 화가(?) 나서 아무 계획 없이 던진 얘기였는데 지금 현실화되고 있고 현재 캐나다 포함 8개가 세워졌다.

그 후 캐나다 밴쿠버까지 가서 그곳 시장하고 경기도 화성 시장하고 만나 우리가 세운 과정 등을 설명도 하고 부지도 보고 왔는데 그후 일본 커뮤니티의 방해공작으로 무산되었다고 들었고 대신 토론토에 세워졌다고 한다. 얼마 지나 일본 산케이 신문 기자가 나한테 전화 와서 다짜고짜 미국 어디 어디에 더 세울 거냐고 묻기에 앞으로 전세계 한인들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지 다 세워질 거다라고 했다.

싸움을 할 때 힘있는 놈(?)을 앞에다 세워야 승산이 있다. 나는 한국계이니까 어필이 덜 될 것 같아서 미국 시장을 앞세웠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 지미 시장이 나서니 뉴욕 타임스를 비롯 미국 굴지의 TV 방송 등 주류 언론들이 취재오기 시작했고 위안부가 도대체 뭐냐 하며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뉴욕 FOX TV는 8시간 동안 기림비 주변에서 생방송을 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인들도 많이 다녀갔고 한국에서도 국회 의장을 비롯 많은 정치인들이 다녀갔다.

직접 만난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때린다. “돈도 어떤 배상도 싫다. 단지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죽기 싫다”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 한마디를 듣고 돌아가시고 싶다는 말씀이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종철/뉴저지 팰팍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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