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가모리 사장의 경영철학

2019-11-06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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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은 심장을 멎을 때 죽지만 사람의 영혼은 꿈과 용기 희망을 잃을 때 죽는다.” 이는 ‘일본 전산 이야기’ 라는 책으로 유명한 나가모리 시계노부 일본 전산 사장의 말이다. 그의 회사 설립 목표인 ‘일본 전산, 모든 것은 꿈을 위해서‘ 라는 제목의 사명선언서 역시 꿈에서 시작해 꿈으로 끝난다. 그의 사명선언서에는 이런 정신이 들어 있다. 돈을 목표로 한 철학이 절대아니다.

“꿈은 우리의 원점, 꿈은 우리의 원동력/ 꿈은 우리가 만드는 미래/ 세계의 꿈, 사람들의 꿈, 그리고 우리들의 꿈/ 꿈을 품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정열과 발상이 싹터/ 세상에 없었던 기술과 성능을 가진 제품이 실현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꿈을 위해서/ 꿈이 있는 한, 일본전산그룹은 도전 할 것이다./ 세계와 사람들의 내일을 위해/ 세계 최초, 세계 최고를 추구하는 기술과 제품으로 쾌적한 사회를 만드는데 계속 공헌할 것이다.

가정집 한 귀퉁이 창고에서 전기모터 회사로 출발한 그의 회사는 지금 140여개 계열사에 13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매출 8조 원대의 그룹이다. 그의 회사는 일본 재계에서 랭킹 100위권 밖에 안 되는 중견기업이다. 그럼에도 이 회사의 대표인 나가모리 시계노부에게 일본인들이 열렬하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은 그의 기업역사에 통쾌한 역전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사람의 방식을 흉내 내는 것은 절대 경영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고속성장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의외로 간단하다. ‘남들보다 두 배 더 열심히 일하면 된다’ ‘목표가 세워지면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 이다.

그는 말하기를, 이 방식이 구태의연한 철학일진 모르지만 다른 묘수가 없다면서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우리의 거대한 상대, 세계와 일본내 큰 기업들이었다. 나가모리 사장은 이들을 이기기 위해선 다른 것이 없었다. 그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죽도록 일하는 것 밖에 없었다고 한다.


보잘 것 없이 출발한 한 사업체를 오늘날 성공 기업으로 올려놓은 나가모리 사장의 경영철학과 정신은 현재 갈수록 심한 침체상황을 달리고 있는 경기추세를 바라보며 걱정이 태산같은 한인 업주들에게 적지 않은 일깨움을 준다.

실제로 한인사회에서 벌써 잘 나가던 기업들의 매출이 줄면서 곳곳에서 매장을 폐업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판 동대문 평화시장이자, 자바시장의 신화로 불리던 한인 의류업체 ‘포에버 21’도 지난달 파산보호신청을 내면서 미국내 매장 200개소를 정리한다는 소식이다. 이런 상황은 한인업소가 즐비한 플러싱 노던 블러버드만 해도 어제까지 멀쩡했던 한인업소들이 하루아침에 이전 혹은 문을 닫는 곳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 식당업계만도 이 일대 많은 업소가 불경기를 못이겨 매물로 나와 있다고 한다. 비싼 렌트비와 최저임금이 인상된 종업원의 인건비를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더 업주들의 마음을 위축시키는 것은 앞으로의 미국 경기에 대한 침체 임박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는 점이다. 그동안 확고하게 경제성장세를 보이던 미국에서 제조업 경기가 크게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기침체에 들어갈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강인한 영혼을 지닌 사람들은 결코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설사 힘들고 넘어졌다 해도 멍하니 주저앉아 있지 않는다. 아픔을 참고 일어나 더욱 힘차게 달려간다. 좌절이나 포기는 안 된다. 도전과 열정을 갖고 다시 목표를 정하고 그곳을 향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세상을 바꾼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무언가를 철저히 하기 위해서는 열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만큼 노력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힘들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나약한 사람들을 향해 던진 말은 아닐까.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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