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투표의 중요성 망각한 소수계에 미래는 없다

2019-11-02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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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은 미국의 선거일이다. 이번 선거는 매 짝수해 2년마다 있는 연방선거가 아닌 주 단위 지역선거다. 뉴욕주는 카운티마다 각각의 선거가 있고, 뉴욕시의 경우 공익옹호관, 대법원 판사 선거가 있다. 뉴저지는 주 하원 의원들과 각 카운티 의원들 그리고 타운 마다 2명의 시의원을 선출하고, 타운에 따라서는 시장을 선출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주에서는 커미셔너나 시의원 선거가 있다.

이번 선거는 지역 선거다. 사실, 지역 선거가 더 중요하다. 미국 시민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 카운티, 타운의 법들이다. 연방은 외교, 국방, 의료, 재난, 관세등에 관련된 법을 관장한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여전히 대통령 선거와 연방선거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투표율도 지역 선거보다 연방 선거가 훨씬 높다.

지역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소수계의 정치력 신장은 당연히 지역에서 이루어 질 수밖에 없다. 소수계 일수록 유권자 파워를 조직하여 타운이나 시정부에 영향력을 높이고 그 힘으로 소수계의 비즈니스에 유리한 법안이나 조례를 만들고 불리한 법안이나 조례를 없애거나 바꿔야 한다. 그래야 지역에서의 상권을 발전시킬 수 있고 그 힘으로 소수계의 경제력을 만들 수 있다. 나아가 소수계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통해서 우수한 자녀를 길러 내는 것과 동시에 타운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타운이나 시 ,그리고 카운티 정치권에서는 해당 소수계에서 정치인을 추천할 수밖에 없다.


소수계는 정치력 신장을 위하여 대통령 선거와 같이 투표율이 높을 때도 투표를 열심히 해야 하지만, 남들이 투표를 하지 않을 때도 전략적으로 투표를 함으로서 소수계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선거가 바로 시의원, 카운티 의원, 커미셔너 등을 선출하는 지역 선거다.

선거일 며칠 전부터 유권자들은 자신의 투표소, 선거 시간, 누구를 선출해야 할지 미리 확인을 해두어야 한다. 요즘은 대부분의 주에서 온라인으로 자신의 유권자 등록 확인, 투표소 확인을 할 수 있다.

뉴욕과 뉴저지의 유권자라면 시민참여센터 웹사이트 www.kace.org로 방문하여 Election Info를 클릭하면 모든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뉴저지 같은 경우는 선거일 2주 전부터 유권자 가정으로 샘플 투표용지를 발송한다. 뉴욕의 경우 온라인에서 자신의 ‘투표소 확인(poll site locator)’에 가서 미리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 확인 할 수 있다. 각 주마다 이런 온라인 시스템이 있으니 찾아서 미리 공부를 하면 좋겠다. 후손들에게 정치력이 높이 신장된 한인이라는 자부심을 물려주려면 이 정도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 권리는 사실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이 권리의 개척자들이 그들의 피와 땀 그리고 목숨을 바쳐서 쟁취한 것이다. 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싸웠던 그들은 사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권리를 누리지도 못했다. 바로 투표권이다. 그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었던 전제 군주의 폭압에 노예의 삶을 살아야 했던 그들은 그들이 가보지 못했던, 누려 보지 못했던 권리, 왕을 그들의 손으로 바꿀 수 있다는 투표권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희망이었다. 투표권은 그렇게 소중한 권리였다.

그런데 그 투표권을 대하는 오늘의 우리들은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 그리고 큰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소수계가 보호 받고 자신의 권리를 증진 시킬 수 있는 평화적이고도 합법적인 아주 중요한 방법이 투표다. 소수계중 소수인 미주 한인들은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투표라 할지라도 반드시 참여해서 자신과 커뮤니티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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