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어의 회귀

2019-10-23 (수) 송영옥 / 뉴저지 이스트 하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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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해변은 풍성한 해양어류들-연어, 넙치류, 킹크랩, 대구, 조개, 새우 등등 미국 해산물 생산의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해안 길이도 3만3,900 mile 이며 빙하에서 흘러내린 물로 인해 강, 호수, 개울이 지천으로 깔렸으니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가졌다.

소하성 어류 즉 민물에서 태어나 태평양에서 살다가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오는 연어는 알래스카에서 획득량과 수출량이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북태평양 연어는 첨(Chum), 왕(Chinook), 홍(Sockeye), 분홍(Pink), 은(Coho) 연어의 5 종류가 있으며 크기, 무게가 다르고 회천 시기도 6월 부터 9월까지 다르다.

4년 내지 5년의 수명을 가진 연어는 산란시기를 맞아 수천 마일의 긴 여정을 위해 가장 기름진 상태로 이동할 때 때를 기다리던 어선에서 내린 그물에 대량 포획되어 생으로, 냉동, 훈제, 통조림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super food 로 변한다.


풍부한 단백질, 오메가 B 지방산으로 성인병 예방, 불포화 지방산으로 동맥경화, 고혈압 예방, Vit. A,E&D 로 시력보호, 골다공증 예방으로 각광 받으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스시, 사시미로 즐기는 생선이다.

연어 어업 향상 프로그램으로 연어 부화장에서 인공 수정시켜 수백만 치어를 방류하면 회귀 본능에 의해 모천으로 돌아와 사람들의 식탁에 풍성히 올려 진다.

돌아오는 길목마다 연어를 기다리는 고래, 상어, 해달, 물개 들을 포식시키고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서로 밀치며 헤엄쳐 들어 오는 연어떼는 장관을 이룬다.

썰물이 빠지면 해변 돌 구덩이에 퍼득이는 연어 떼를 먹기 위해 물새들이 하얗게 진을 치고 있다. 강의 센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며 계곡의 폭포를 6 Ft 까지 도약하는 곳에서는 곰들에게 잡히고 먹다 남은 조각이라도 기다리는 여우, 너구리, 이리, 독수리, 까마귀 등등 연어 잔치를 즐기려는 오만 동물, 새들이 요소요소에서 맴돌고 있다.

연어들은 강을 거슬러 오를 때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이를 악물고 올인 함으로 이빨도 톱니바퀴처럼 날카롭게 되고 몸체도 피부색깔도 변한다고 한다. 모천회귀의 대명사같은 연어- 어떻게 알고 돌아갈까-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육지의 자기장에 대한 센스가 있어서 인가, 혹은 바다의 조류 감각이 뛰어나서 인가, 혹은 본고향 하천 냄새를 기억해서 인가 의견이 분분하나 창조주의 축복에서 물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자연의 질서가 있을 뿐이다. 살아 있는 생물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간다는 진실을 일깨워 주는 본향의 본보기도 된다.

스워드 하이웨이와 키나이 반도에 위치한 상류 중의 작은 시냇물 Williwaw Creek 에 플랫폼을 만들어 놓아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시냇가에서 여유롭게 연어를 관람할 수 있었다. Portage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암석 얼음 덩어리가 녹아서 작은 돌멩이, 자갈, 모래, 진흙이 정화된 아주 깨끗한 시냇물이다. 하천 옆으로 버들나무, 오리나무가 물살의 범람을 막아주고 산란할 둥지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둥지에 암컷연어가 2,000 내지 3,000개의 알을 낳으면 동시에 수컷은 정액을 뿌려 수정시킨다. 종족 보전의 의무를 끝낸 연어는 1 내지 2주 후에 죽는다. 60일 후에 부화되는 연어는 생명을 받았으니 그 이후의 생은 자연의 흐름에 맡긴다.

치어가 되었을 때 어미를 본 적도 없고 물살의 흐름이 요람 같고 쓸어주는 물결이 어미손 같은 것으로 각인되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송영옥 / 뉴저지 이스트 하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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