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 정원사 신도들이 11일(일) 우란분절(백중)기도 회향법회에서 주지 지연 스님을 따라 예불을 올리고 있다. 정원사는 음력 백중인 15일(목)에도 법회를 봉행한다. <이상운 거사>
선망부모와 원근친척을 비롯한 유정무정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우란분절(백중) 회향법회가 11일(일) 북가주 곳곳 한인사찰에서 봉행됐다. 음력 7월15일인 우란분절은 올해 양력 8월15일이다. 북가주 한인사찰들은 대부분 일요법회에 맞춰 불교명절을 지켜오고 있다.
백중(우란분절)은 부처님 십대제자 중 신통제일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을 때 목련존자의 능력으로는 어머니를 구제하지 못하자, 석가모니 부처님께 어머니의 구제를 간청하게 되었고 부처님께서 하안거 수행을 마친 스님들께 공양 올리는 공덕으로 지옥고에서 구제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새크라멘토 영화사 동진 스님은 산문밖 출입은 물론 외부와의 소통까지 삼간 채 지난 49일간 해온 지극정성 백중기도를 11일 회향했다. 길로이 대승사 설두 스님은 21일간의 백중기도를 회향한 뒤 라스베가스 한인선원 초청으로 닷새간의 출장기도에 들어갔다. 하루 세 차례 도합 10시간이 넘는 제2차 3년결사 참선정진을 하고 있는 카멜 삼보사 주지 대만 스님은 이날 창건주 이한상 거사 다례재를 겸한 백중회향 법회를 주재했다. 샌프란시스코 여래사(주지 광전 스님) 산호세 정원사(주지 지연 스님) 오클랜드 돈오사(주지 돈오 스님) 마리노 우리절(주지 운월 스님) 등에서도 우란분절 의미를 되새기며 참불자의 삶을 다짐하는 경건회향이 이어졌다.
여래사 광전 스님은 법문을 통해 “불교의 효는 일반적으로 부모님 말씀에 효순하고 잘 봉양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인간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고, 공, 무상, 무아’라는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해 바라보게 함으로써 가치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게 해 올바른 삶을 살아가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부처님 가르침 중 자비와 지혜를 살펴보면 지혜는 자동차의 핸들과 같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설정하게 해주는 것이고 자비는 자동차의 엔진과 같아 그 목표를 향해 운항할 수 있는 추진력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이어 “먼저 방향설정을 올바르게 한 이후에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목표에 쉽게 이를 수 있는 것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한 바른 지혜를 앞세운 후 그 지혜에 의지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동쪽으로 나아가야 할 차가 서쪽으로 향해 나아간다면 결국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처럼 노력에 비해 성과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기사고나 인종차별, 종교간 갈등 같은 많은 문제들도 실은 성실하고 열심히 하지 않아서 발생된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신념(가치관)으로 발생된 문제들”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바른 가치관으로 무장해 본인의 인생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더불어 우리 주변의 모든 이들이 다 함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가 뒤따랐다.
리버모어 고성선원에서 홀로 수행중인 진월 스님은 “백중과 광복절을 맞아, 인연있는 모든 분들의 건강 평안과 선망부모의 왕생정토, 고국의 국난극복과 평화통일, 미국 폭력희생자 명복과 유가족의 안정,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축원하는 특별기도정진을 수행하고 있으며, 뜻을 같이하는 무상무주(無相無住) 불자들의 차분한 영성적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고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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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