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9번 터널 소송은 ‘계속중’

2019-07-01 (월)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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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번 터널 소송은 ‘계속중’

최대 굴착기 ‘버사’고장 원인 놓고 논란 계속

알래스칸 고가도로 대체 터널공사 시공사인 ‘시애틀 터널 파트너스(STP)’와 워싱턴주 교통부가 지난 2014년 고장을 일으킨 굴착기‘버사(Bertha)’의 책임 소재를 놓고 벌이고 있는 법정공방이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STP는 당시 버사 고장이 공사 진행을 가로막은 8인치 두께의 철제 송수관 때문이라며 주 교통부에 수리비와 추가 공사비 등 총 5억 달러를 보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서스턴 카운티 법원 캐롤 머피 판사는 지난 27일 공판에서 증거 자료를 분실한 STP의 책임을 물어 증인 선정에 제한을 두는 대신 소송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판결했다.

STP의 공사 부책임자 그렉 하우저가 공사 진척현황을 기록해 놓은 일지와 문제의 송수관 및 바위 조각 등의 증거자료를 분실한 바 있다,

머피 판사는 지난 4월 열린 재판에서 “STP가 기록보관의 중요성을 무시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분실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STP가 고의로 증거물들을 파괴했거나 숨기지는 않았지만 주요 증인들이 당시 증거물에 대해 나눴던 대화 내용도 기억하지 못해 분실된 증거물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었다.

STP는 주정부가 지하수를 검사한 뒤 방치해 둔 송수관 때문에 버사가 고장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당국은 “두께 3/8인치, 지름 8인치의 쇠파이프가 세계최대 굴착기인 ‘버사’의 고장 원인이 될 수 없다”며 굴착기 자체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STP측 공사 책임자인 하우저는 당시 지하에서 건져낸 쇠파이프 조각과 바위를 부하 직원들에게 자물쇠가 있는 창고에 보관토록 지시했고 분실된 사실을 알게 된 후 격분했지만 해고를 우려해 이 사실을 즉시 상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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