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애인 안내견과 정상 정복

2019-07-01 (월)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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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안내견과 정상 정복

마운트 레이니어 정상에선 로키

장애인, 안내견과 정상 정복

콜로라도주 여성, 강아지‘로키’와 레이니어 등정

장애인 여성이 안내견의 도움을 받으며 해발 1만 4,400피트 마운트 레이니어 정상에 올라 화제다.


콜로라도주에 거주하는 엘리자베스 브릭스와 등산 전문가 맥켄지 존슨, 멜 올슨 등 3명의 여성은 지난달 25일 레이니어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이들은 등정에는 브릭스의 장애인 안내견인 ‘로키(Loki)’도 함께 했다.

브릭스는 존슨과 올슨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무엇보다 로키로부터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 로키는 마운트 레이니어 정상에 오른 최초의 장애인 안내견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레이니어 등정은 2년전 등산에 푹 빠져있던 브릭스가 등산 전문가 존슨을 만난 후 콜로라도주에 있는 해발 1만4,000피트 이상의 산 정상 모두를 탈환하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존슨과 브릭스는 콜로라도주에 있는 80여개의 해발 1만 4,000피트 이상의 산 꼭대기를 로키와 함께 등정하면서 로키에게 고산 훈련을 시켰고 지난 2018년에는 레이니어 등정에 나섰지만 폭풍과 건강 이상으로 캠프 뮤어에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공원관리국 직원은 이들에게 레이니어 정상을 밟은 장애인 안내견은 지금까지는 없었다고 알려줬다.

안내견 주인인 브릭스는 이날 등정에 나서면서 로키에게 줄이 걸려있는 장비와 눈에 반사되는 빛으로부터 로키의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시킨 뒤 총 연장 9마일 등정에 성공했다.

‘백혈병과 림프종 사회(L&LS)’에서 기금 모금 매니저로 근무하는 존슨은 이번 등정을 통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기금 모금 캠페인 ‘윈터 파인애플 클래식’을 홍보하기 위해 이날 배낭에 파인애플을 잔뜩 넣고 등정에 나섰다.

친모가 혈액암으로 투병중인 존슨은 “결코 쉬운 등정은 아니었지만 무거운 배낭을 매고 등정에 나선 것은 백혈병과 림프종 환자와 나의 어머니가 겪고 있는 것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단지 이번 등정이 이상한 것은 장애인 안내견과 파인애플이 함께 했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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