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념 차이는 있었지만 희망이” … 해외 첫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시애틀서

2019-06-24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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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시간에 걸친 진지한 토론 벌여

“이념 차이는 있었지만 희망이” … 해외 첫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시애틀서

지난 21일 페더럴웨이 코앰TV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한국을 제외한 해외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주말인 21일 페더럴웨이 코앰TV에서 열렸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태극기집회와 촛불시위가 열리는 시애틀에서 보수ㆍ진보 등 이념은 물론이고 세대와 종교 등을 모두 초월해 한민족간 갈등을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나눠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올해 한국에서 출범했던 ‘평화ㆍ통일비전 사회적대화 전국시민회의’(이하 통일비전 시민회의)가 민주평통과 함께 미 전역 한인들이 모이는 ‘시애틀 미주체전’기간 중에 개최했다.


보수 쪽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이갑산 상임대표, 진보성향의 대표 연대단체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강자 공동대표, 중도성향의 흥사단 류종열 이사장 등 현재 시민회의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들 3명도 직접 참석했다. 정치권에선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 정대철 전 의원 등도 찾았다.

여기에다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회장 노덕환) 소속 자문위원과 흥사단 마혜화 지부장 및 회원, 범사련 서북미지부 이현숙 이사장, 시애틀 늘푸른연대와 시애틀 민주연합 회원 등 진보인사, 오준걸ㆍ윤영목ㆍ주완식 목사 등 보수쪽 인사 등 모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진보ㆍ보수ㆍ중도 등이 섞인 가운데 조별로 팀을 나눠 ▲남북 통일로 가기 위한 체제 문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어떠한 결론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조별로 진행된 토론의 내용을 대표자가 나와 발표했다.

발표내용을 종합하면 통일을 가기 위한 전단계로 문화와 경제 등의 차이를 인정해 두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소 많았고, 인도적 지원의 문제에 있어서도 군사적 전용을 떠나 북한 주민들을 위해 식량을 지원해주는 것이 낫겠다는 대답이 많았다.

하지만 조별 토론에서는 흡수통일 등 한 체제로 가야한다는 의견과 식량 등의 지원이 군사적 용도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해서는 안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날 조별 발표에선 시애틀지역 출신인 오준걸ㆍ황선희ㆍ권종상ㆍ김성훈ㆍ마이크 윤씨 등도 주제 발표자로 나와 토론 내용을 전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만나 서로 의견을 주고받다 보니 북한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확인했으며, 서로 이해를 통해 합의를 해나갈 수 있는 희망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사회적 대화’에서 정치인들의 축사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는 “한국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문제가 있다”고 같은 주장을 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내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정 전 대표는 “북한은 김씨 왕조국가이자 수령 유일주의이며 공산 사회주의도 아닌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대화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북 통일 문제를 통해 ‘사회적 대화’를 하자는 모임에서 한국의 대통령제와 북한을 일방적으로 원색 비난하는 것은 ‘모임 취지나 성격’에 전혀 맞지 않았다고 일부 참석자들이 반발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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