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승가회가 결성된 것은 2006년 12월이다. 있는 듯 없는 듯했던 북가주 한인 불교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 각종 행사에 몇백명씩 모이던 시절이었다. 초대 회장은 샌프란시스코 여래사 주지 수원 스님이 맡았다.
꿈들이 분출했다. 으뜸은 통합 전통사찰 건립이었다. 고령 불자들을 위한 양로시설, 청소년 불자들을 위한 한국학교 운영 등 곁가지 꿈들도 불자들 가슴을 울렁였다. 불자연합 송년법회, 사찰연합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청년불자연합회 결성, 청소년 불자연합 템플스테이 등 상서로운 움직임이 이어졌다.
거기까지였다. 원대한 꿈과 달리 현실은 미약했다. 한두해 지나면서 서서히 바람이 빠지는가 싶더니 아예 활동이 중단됐다.
근 10년만에 승가회가 재시동을 걸고 있다. 승가회장 진월 스님(리버모어 고성선원장)은 지난 4일 광전 스님(여래사 주지) 설두 스님(대승사 주지)과 저녁공양을 함께하며 침체된 불교계 활성화를 위해 스님들의 정기모임과 생각나눔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세 스님이라도 매월 첫 화요일에 점심공양을 같이하면서 향후 활동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승가회가 구심력을 갖고 예전처럼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수선회, 학이시습회, 연화합창단, 다도회, 불교사랑회, 불자골프회, 청년불자연합회 등 대여섯개에 달했던 재가자단체 중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곳은 수선회와 산우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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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