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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따르자니 자비심이 문제다. 뭇생명을 해쳐야 할지 모르니 말이다. 자비심에 충실하면 맛없는 음식이 될까. 아닌 것 같다. 세계적 명성의 채식요리사 장 필립 시르 셰프에 따르면, 자비롭고 군침도는 불교음식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 불교전문매체 라이언스 로어(Lion‘s Roar) 매거진은 최근 안드레아 밀러 부편집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그의 불교적 음식관 요리관을 집중 조명했다. 다음은 간추린 내용이다.
프랑스인 장 필립 시르는 육류전문 숙달된 요리사였다. 명상수련회에 참가한 뒤 그는 육류 소비로 동물이 얼마나 고통받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그는 장례식장에서 400인분의 연회용 양고기 요리섭외를 받았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는 레스토랑을 그만두었다. 불자 요리사가 되었다. 이제 그는 쉽고 맛있는 채식요리법을 가르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육식이 왜 불교수행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나.
▲연민에 관한 것이다. 붓다는 보호받는 삶을 살았고, 사람들은 그가 담장 너머의 고통을 보기를 원치 않았다. 그것은 우리 사회와 유사하다. 우리는 동물들이 그 담장 너머에서 고통받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동물의 고통은 무엇인가. 불교명상 수련회에서 배웠듯이, 좋은 식사를 위해 동물의 고통을 수반할 필요가 없다.
-당신의 수행에 대해 말해달라.
▲비파사나 명상을 한다. 매일 아침 호흡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오래 명상을 한 후에 무의식적으로 무엇인가가 내 뇌에서 바뀐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수련할 때 같은 변화를 겪는 것을 보아왔다, 범죄자들도 문제아들도. 나는 어떻게든 고통을 야기하지 않으려 애쓰는 불교관에 입각해 살려고 노력한다.
-당신은 요리가 영적인 수행이라 말하는가.
▲물론이다. 요리는 알아차림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알아차리지 않는다면, 당신은 케이크를 태울 것이다. 열을 느껴야 하고, 눈으로 요리를 해야 하며, 코로 요리해야 한다. 모두가 다른 방식으로 요리하고 있다. 내 아내는 매우 시각적이다. 그녀는 “아, 색깔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소스를 더 넣어야 해”라고 말한다. 음식을 느껴야 한다. 당신은 현재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 되지 않을 것이다. 케이크가 완성되면, 냄새로 당신에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식사도 영적인 수행인가.
▲물론이다. 수련 중에 정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식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주 좋은 수행이다. 배고픔이 무엇과 같은지 느끼는 것은 음식의 중요함을 깨닫게 한다. 음식을 존중하고 받은 음식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음식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들은 맥도날드에 10분도 머무르지 않는다.
-채식요리법 교습에 왜 그리 열심인가.
▲모든 사람들이 육류소비를 줄이고자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그들은 고기를 제거하면 결국 접시에 감자와 당근을 얹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채식요리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70년대에, 많은 콩과 식물이 있었는데 매우 건조한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내게 편지로 “아, 난 육류 소비를 줄였다. 어제 우리는 좀 더 작은 닭고기를 먹었다”라고 썼다. 그것이 채식주의라고 생각하면 말도 안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모든 단계가 좋은 단계다. 건강상으로든, 환경상으로든 누구나 고기를 적게 먹을 이유가 있다. 나를 움직이는 것은 동물의 고통이다. 채식주의자가 되는 데에 나쁜 이유란 없다.
-항상 좋아하는 재료는 무엇인가?
▲두부를 정말 좋아한다. 닭고기와 갈은 쇠고기 대용으로 바꿀 수 있다. 양념장으론 미소 장을 좋아하는데 짭짤하고 발효가 잘 되어있다. 간장과 미소장 같은 발효음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맛의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 내가 캐나다인이기 때문에, 무언가 조금 더 넣을 때면 메이플 시럽을 조금 넣는다. 레스토랑에서 익힌 꼼수들이다.
-어떻게 처음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내가 요리하는 첫 번째 사진은 어머니가 찍은 것이다. 서너 살에 조리대 위에서 케이크를 섞고 있을 때였다. 어머니는 요리를 아주 잘했고 페미니스트였다. “넌 여성에게 의지하지 마라”면서 어머니는 “여성이 네게 요리를 해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은 어머니에게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어머니가 무언가 맛볼 때 눈을 감고 진실로 즐겼던 것을 기억한다.
-수련센터에서의 요리는 어땠나.
▲백 명, 이백 명에게 음식을 대접할 때 경험없는 요리사와 함께 일하는 것이 힘들었다. 오트밀은 명상 센터의 주식이다. 200명을 위해 오트밀을 요리하는 법을 보여주는 것은 때때로 도전적이다.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나는 연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명상센터에서는 자신이 어디에 있고 왜 사람들이 거기에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정말 함께 일하고 한 팀이 되는 것이다. 사실 내 첫 저서의 레시피를 시험해 본 곳도 거기이다. 묵언수련이라 불평할 수도 없었지만, 접시만 봐도 사람들이 좋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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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