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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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상대를 이해한다

2019-04-02 (화) 원공 스님/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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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한 부모가 먼 길을 와서 딸을 위해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고 갔는데, 딸이 반항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고통스러워하였다. 그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의 저서 '마음치료 이야기'에서 읽은 ‘공감’에 대한 것이 생각이 나서 다시 읽어보았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공감’인데, 공감 능력이 성공과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도 밝혀졌다고 한다. 하나뿐인 딸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어디에 비교할 데가 없을 것인데 공감의 부족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은 ‘자신을 멈추고 상대방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서 상대방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아는 것이다.’ 라고 한다. 상대가 느끼는 그대로 느껴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관찰해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자기의 관점에서 보고 자기 생각을 주장한다. 여기에서 다툼이 생긴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얽히고 설키면 어려운 문제가 되어버린다.

우리 스님, 대행스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 생각만 하지 말고, 상대가 되어서 생각해 봐라.” 이것은 특별한 말씀은 아닌데, 스님과의 관계 속에서는 특별한 현상이 나타난다. 스님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스님께서 자신의 모든 것을 이해하시고, 고통이나 두려움을 느낄 때에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수행상의 문제나 심리적 어려움이 생겨서 스님을 찾아 뵈면 말씀드리기 전에 문제가 사라지고 마음이 명료하게 안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때는 이유 없는 눈물이 쏟아지면서 비워지고 맑아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공감’에서 나오는 것 같다. 진리를 깨달은 분들은 ‘나와 남을 둘로 보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이 완전한 ‘공감’이라 생각한다.

수많은 정신치료의 방법이 있으나 그 바탕에는 ‘공감’이 있다하며 “공감하는 능력은 치료 능력과 같다.”고 한다. 칼 로저스라고 하는 미국의 심리치료자는 ‘공감적인 이해’, ‘무조건적인 수용’, ‘진실성’의 세 가지를 갖추고 있는 치료자의 심리치료가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한다.

그렇게 중요한 ‘공감’인데 ‘공감하기’는 무척 어렵다고 한다. 자기를 비워야 한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어려움인 것 같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공감 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그리고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해서 추측하고, 판단하고, 선입견을 갖기를 멈추고 상대의 말을 귀기울여 주의 깊게 듣고, 표정이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상대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공감하는 관계 속에서 마음을 열게 되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을 더 깊게 깨달아 갈 수 있다고 한다.

공감하는 인간 관계는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또 하나의 길이라 생각한다.

<원공 스님/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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