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통신] 삼월의 외침과 안살림 다짐
2019-03-07 (목)
진월 스님/고성선원장
언뜻 기해년 삼월입니다. 기미년 삼월을 기리며, 3월2일 리들리시 일원에서 열린 “3.1운동100주년 기념식 및 중가주유적순례”행사에 다녀왔습니다. 겨울비 내리는 아침 일찍 산에서 내려가, 헤이워드 세종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및 학부모들과 같이 버스를 타고, 3시간정도 매화와 복숭아꽃이 주위에 만발한 99번 고속도를 달려 리들리시에 도착하였습니다. 11시가 넘어, 샌프란시스코, 샌호세, 오클랜드, 새크라멘토, 몬트레이 등 북가주지역과 머세이드, 후레스노 등 중가주지역에서 모인 동포 수 백 명과 함께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차만재 박사의 이 지역 독립운동사 소개에 이어, 애국가를 부르고, 독립선언서 낭독과 삼일절 노래를 불렀습니다. 박준용총영사와 베이지역 한인회장들 및 학생대표를 포함한 10여명이 선언서 본문을 나누어 낭독했고, 세 가지 약속(공약삼장)은 소납과 민찬식 목사, 김종광 신부가 나누어 한 뒤에 만세삼창을 하였습니다. 소납은 “여러분이 주인이십니다. 나라발전의 책임도 여러분이 져야 합니다. 우리가 지켜온 나라, 우리가 가꾸어 나갈 나라, 대한민국 만세!”를 선창했습니다. 100년 전의 용성조사와 만해선사의 모습을 되새기며, ‘감개무량’했습니다.
간단한 샌드위치로 점심요기를 한 뒤에, 한국의 독립문 모형의 리들리한인이민역사기념각을 방문하였고, 어려운 노동생활 가운데서도 상해임시정부청사 구입기금과 독립군 활동자금을 모아 보냈던 이민선조들이 잠든 리들리공원묘지를 순례했습니다. 현재 그 지역의 대한민국해병대전우들이 보살펴 온 100여 한인 묘지는 무연고상태라고 합니다. 언제 불자들과 함께 천도재라도 열어 명복을 비는 행사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알고 보면,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과 중가주 리들리지역이야말로 한국독립운동의 요람지였음이 분명합니다. 이번 기념행사에도 본국정부에서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를 특파했고, 최근에는 보훈처에서도 배려를 하기 시작했음을 들었습니다. 리들리시에서도 기념공원관리를 지원해왔고, 금년에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 3월1일을 “유관순열사와 한국독립의날”로 선포했으며, 그 인증서를 한인회와 주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총영사관에 보내왔다고 합니다. 가치 있는 역사인식이 확대되어 나감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 옥외행사기간에는 날씨가 개여 다행이었습니다.
100년전 한반도에서 삼월에 일으킨 독립과 평화의 외침은 그 메아리가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이번행사용으로 총영사관에서 만들어 배포한 기념 티셔스에 ‘100’의 숫자를 횃불과 태극을 상징하여 안배하였고, 아울러 만해스님이 제시한 공약삼장에서 따온 바, “정의JUSTICE 인도HUMANITY 생존SURVIVAL 존영DIGNITY” 의 글자를 새겨 넣었음은 멋진 디자인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각자가 그 뜻을 마음에 되새겨, 나날의 살림살이 속에서 실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근래 만연하고 있는 물신 배금주의, 이기 독선주의, 경쟁 권력주의를 극복하고, 도덕과 윤리 및 자비 화합정신을 되살려서 모두가 인간답게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노력할 것을 다짐해 봅시다. 선열들의 겨레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 거듭 추모와 감사를 드리며, 청렴 내공의 안살림에 힘쓰고, 홍익인간과 요익중생의 큰 사명 이루기를 발원합니다. 대한민국만세! 세계평화만세!
<진월 스님/고성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