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폭력은 여성만이 아닌 전 한국인의 문제

2017-12-26 (화) 주채영/ 뉴욕가정상담소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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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에서 하비 웨인스타인, 맷 로어, 찰리 로즈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몇몇 유명한 여성들이 사회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이 남성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주장하고 나섰다.

성폭행과 성추행 피해 생존자들이 #미 투(Me Too) 헤쉬태그와 같은 소셜 플랫폼을 통해 이처럼 자신들의 피해담을 털어놓음으로써,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디어가 이런 세간의 주목을 끄는 성폭행 사건들을 집중 조명함에 따라 이것이 뉴스를 시청하는 여성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어느 누가 성폭력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돕는 상담가로서 목격한 바에 의하면 확실한 것은 우리 사회의 한국인 여성들이 사회, 경제적 지위나 법적 지위, 직업적 지위에 관계없이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미국 국가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매 98초마다 성폭력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피해자와 생존자에 의한 신고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통계치는 실질적으로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피해자들이 성 문제를 둘러싼 수치심이나 사회적 낙인 또는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보고를 꺼리고 있다. 성적 고정관념과 성차별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존재한다.

미국 공영 라디오 보고에 따르면, 한국 교육 시스템 자료가 남성들이 데이트 비용을 지급함으로써 여성들로부터 ‘보상’을 바랄지도 모른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 깊게 존재하는 성 불평등 문제는 미국 내 한인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쳐 성폭력 피해자들을 침묵하게 만들어 왔다. 그러나 이렇게 침묵했던 피해자와 생존자들이 점점 한 걸음씩 사회로 나오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최근 직접 또는 온라인에서 여러 유형의 성폭력에 노출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데이트 강간, 직장 내 성추행, 온라인 성희롱이 성폭력의 범주에 포함된다. 성추행에 대한 미디어의 보도율이 증가함에 따라 이는 한국사회에서 금기시된 성 문제에 대한 논의에 불을 붙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의는 여성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에서 이뤄져야 하며 우리는 이러한 논의를 통해 젊은 세대들을 위한 건강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뉴욕가정상담소는 성폭력 피해자와 생존자들을 위한 도움을 비롯해 한인 사회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4시간 한&영 핫라인[718-460-3800]을 운영하며 상담, 교육, 옹호 활동 등의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있다.

성폭력의 피해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데 있어 당신이 유명인일 필요는 없다. 외롭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 도움이 필요하다면 뉴욕가정상담소에 문의하기 바란다. 뉴욕가정상담소가 편견 없이 도와줄 것이다.

<주채영/ 뉴욕가정상담소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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