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의 자연 재해

2017-11-27 (월) 최효섭/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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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상북도 포항에 지진이 있었다. 진도 5.4이었으니까 아주 큰 지진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도 지진대 속에 있음이 확인되었고, 전문가들은 7.0 이상의 큰 지진도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태풍 지진 폭우 가뭄 등 사람의 힘을 능가하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의 위력 앞에서 사람들은 벌을 받는 아이처럼 그저 묵묵히 당할 수밖에 없는 지극히 미약한 존재이다.

최근 2000년대에 들어 세계에 발생한 자연재해 열 개를 짚어본다. 제1위는 2010년에 발생한 아이티의 진도 7.0의 지진이며 31만 명이 사망하는 처참한 대 재해였다. 그렇잖아도 뒤떨어진 아이티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제2위의 자연재해는 2004년 인도 해안을 휩쓴 쓰나미이다. 쓰나미(津波)는 일본말이다. 본래 일본에 지진에 의한 해일이 많아 일본어인 쓰나미가 해일을 가리키는 세계어가 되었다. 인도의 쓰나미는 9.2의 강진이 일으킨 해일로서 눈 깜박할 사이에 23만 명의 생명이 물속에 사라졌다.


세계의 재해 제3위는 2008년 미안마를 강타한 시속 190km의 태풍으로 14만6,000명의 생명이 바람을 맞고 죽은 것이다. 물이 무섭다지만 이쯤 되면 바람은 인간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악마이다.

자연재해 제4위는 2008년 인도 카슈미르 지방에서 발생한 진도 7.6의 강진으로 8만 6,000명의 생명이 순식간에 사라진 가공할 사건이 있었다.

제5위의 재해는 2008년 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진도 8.0의 대지진으로 6만9,197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의 자연재해 제6위는 2010년 러시아에 있었던 폭염으로 산불 500곳이 동시에 발생하였으며 무려 5만6,000명이 더위 때문에 죽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쯤 되면 더위도 에어컨 놓느냐 안 놓느냐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가히 살인적인 더위다.

자연재해 제7위는 2003년 이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서 4만3,000명이 죽었다. 이란이라면 고층건물들이 늘어선 대도시도 아닌 사막지대인데 어떻게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을까? 지진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세계의 자연재해 제8위는 2003년 유럽을 휩쓴 37.8도의 폭염으로 4만 명이 죽었다. 유럽에서도 스페인의 더위가 가장 심하였는데 45.1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추워도 어렵지만 더위도 이 정도면 살 수가 없다.

자연재해 제9위는 2011년에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만8,400명이 사망하였다. 이 때 일본의 원자로 발전소가 폭발하여 방사능이 유출되어 큰 소동이 일어났다. 방사능 유출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가 된다. 소련 체르노빌 원자로 유출이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기술대국으로 원자로 벌전을 일찍 시작, 24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인데 원자로는 마냥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다. 사고가 터졌다 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 재앙이 된다. 한국 정부가 원자로 신규 건립을 중단시킨 것은 매우 잘한 정책이며 그것이 세계의 추세이기도 하다.

자연재해 제10위는 2011년 인도에서 발생한 7.7도의 대지진으로 1만9,727명의 생명이 사라졌다. 이런 자연이 주는 대재난이 계속되고 있는 지구에 살면서 세력 확장이나 신무기 개발 등에 재력과 두뇌를 쏟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

북한이 핵 기술과 장거리 유도탄 개발을 내세우고 있는데 거듭되는 자연재해 앞에서 힘을 모아도 모자라는 판국에 핵으로 사람과 자연을 파괴하려는 연구와 작업이 과연 자랑 거리가 되는가? 북한도 세계무대에 나아와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는 공동목표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 아닌가. 언제까지 나 홀로의 길을 가려는 것인가?

평화와 공존공생(共存共生)이 세계의 화두이다. 북한도 적개심을 불태우는 수준에서 벗어나 인류의 공동사명 대열에 하루 빨리 나와야 할 것이다.

<최효섭/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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