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머독 현수 오캘러핸

2017-11-25 (토) 이상조 /목사·팰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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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여!
3만 달러에 팔려와 악마의 분풀이에 맞아 죽은 메릴랜드에서 세 살로 생을 마감한 머독 현수 오캘러핸! 우리 현수를 기억해 주소서.

우리 현수! 한국 땅에서 태어나 잘 길러 줄줄 알았더니 가족에게 버림받고, 국가에서 버림받고, 미국 땅으로 팔려와 오캘러핸의 망치보다 더 큰 주먹으로 맞아 죽었습니다.
어린 현수가 곰 발바닥 보다 더 큰 악마의 손에 폭행을 당할 때 파더! 아빠! 데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빌고 빌며 피눈물을 삼킬 때에도 두꺼운 얼굴들은 아기 팔아 챙긴 돈으로 그 단체 거머리들과 핏빛조명 아래 양주 마시고, 2차로 노래방까지 가서 ‘아가야 울지 마라’ 노래하며 아주까리 등불을 피 터지도록 부르며 비틀거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하나님! 우리 아버지 하나님!
브라이언 오캘러핸이 이라크에서 사람 죽여 벌어 온 돈으로 한국에서 아이들을 쇼핑해서 현수를 비닐봉지에 넣을 때 “현수야! 좋은데 가서 잘 살아” 하며 아이가 잡은 손을 슬며시 밀어내고 뒤돌아 미소 지으며 달러를 새던 그 놈의 단체를 현수가 맞았던 것보다 더 아프게 때려 주소서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여-!
초등학교는 건물만 있고 뽑아 놓은 선생들은 학생 구경도 못하고 있는데 해외로 아이를 팔아먹는 그 놈의 단체는 한국전쟁 이후에 갖고 있던 명예를 벽에 걸어 놓고 한강 옆에 누워 다리를 붙잡고 큰 숨을 헐떡거리고 있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여!
제발 침묵하지 마시고 그들을 모두 불러 놓고 오캘러핸의 주먹보다 더 큰 몽둥이로 때려 주소서.우리 현수가 외로운 땅에서 당했던 그 고통보다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 더 괴로워하며 이를 갈게 하소서.

우리 현수를 3만 달러에 팔아먹고 4만 달러 시대를 열자고 말하는 이상한 나라에는 촛불로 태우고 깃대로 찌르는 미움으로 무장한 지옥의 사자들이 살고 있나이다.

아- 슬픈 서울 하늘이여!
썩은 냄새로 취해버린 마포마루 한 대로변 빌딩이여!
검은 기름띠로 덮은 여수 앞바다여!

<이상조 /목사·팰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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