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늦게 시작한 탁구

2017-11-22 (수) 이건우/생활탁구동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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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오늘도 어김없이 눈을 떴다. 곁에 있던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지 12년이 지나고 쏜살같이 달려가는 시간을 바라보며 이제는 외로움에 익숙해졌나 보다.

딴 생각 없이 부지런히 준비하고 탁구장으로 향한다. 이 운동을 시작한지 정확히 11개월이 지났다. 특별한 건강이상은 없었어도 자꾸 늘어만 가는 허리둘레가 신경 쓰였는데 탁구라는 유산소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허리도 34인치에서 32인치로 줄어들고 땀 흘린 만큼 저녁이면 바로 숙면에 들 수 있어 무언가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건강이 좋지 않아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나이 들어가며 정말 피하고 싶은 것이기에 많은 시니어들이 건강관리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탁구라는 운동을 만나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건강도 좋아지고 그래서 재미있는 노년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에 탁구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재미있고 고마운 탁구의 장점을 알아보면 첫째, 전신운동이고 유산소운동이라는 점이다. 근육이 강화되고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조절되고 당뇨도 예방된다. 공을 쫓다 보면 시력도 향상되고 아울러 식욕도 좋아지며 땀을 많이 흘려 몸속에 나쁜 물질이 원활이 배출되는 효과도 있다.

둘째,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다. 게임을 하는 동안 소리도 지르고 힘껏 공을 때리고 하는 사이에 기분이 좋아지고 웃음도 많아져 엔돌핀이 마구 마구 생성되는 기분이 든다.

셋째로는 상대가 있어야 하는 운동이고 짝을 지어 하는 운동이므로 대화와 협력으로 공격과 수비의 작전을 맞추어 가며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 할 수 있다.
이런 장점들이 있으면서도 장소, 날씨, 비용에 큰 부담이 없어 운동부족이 되기 쉬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운동이라 볼 수 있다. 과격한 동작 또한 필요하지 않고 시합을 하는 과정에서 이겨보겠다는 승부욕이 생기면서 삶에 의욕도 생기고 생활에 활력을 가져오기 때문에 100세 시대를 맞아 길어진 노년을 활기차게 살게 하는 적합한 운동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세대는 힘든 세월 잘 견뎌내고 무거운 발길 이끌며 여기까지 살아왔으니 이제는 그 동안 얽매인 삶 모두 다 풀어놓고 남은 세월 후회 없이 살아갔으면 한다. 오는 인생 순서 있으나 가는 인생 순서 없으니 즐겁게 즐기다가 언젠가 나를 부르면 자연으로 흔쾌히 돌아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늦게 시작한 운동이지만 탁구를 통하여 건강도 유지하고 재미있고 활기찬 나날을 보낼 수 있어 더불어 행복해 졌다고 생각한다.

힘든 세월을 살아간다고 피곤해하고 우울해 할 것이 아니고 잠시 시간을 내어 작은 공에 실리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피로와 걱정도 날려 보내고 스트레스도 없애며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그야말로 즐거운 인생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오늘도 탁구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건우/생활탁구동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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