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기구들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인구 중 8분의 1이 주기적인 영양실조에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보면 지구상 8억6,800만 명이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기아로 고통을 겪었으며(세계인구중 12.5%), 2009년에는 10억2,000만 명, 2010년에는 9억2,500만 명으로 배고픈 사람의 숫자가 거의 유사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8명중 한명은 배고픈 상태라고 한다.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 수는 아프리카에서 더욱 증가하고 있다. 1990년부터 1992년까지 1억7,500만 명에서 2010년부터 2012년에는 2억3,9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에 허덕이는 빈곤국가의 실태는 북한도 예외일 수 없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주민의 20%정도만 배급을 받고, 그나마 공무원과 군인 위주이고 일반인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결국 배고픔을 참지 못해 북한을 탈출하는 북한 주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구촌에서는 또 수많은 시리아 난민들과 최근 국가 부도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 경우 국민들의 기근상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굶주림은 우리가 사는 미국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에 산재한 노숙인 1만1,340명 중에 실직이나 사업실패 등에 따른 경제적 결핍으로 배고픔에 허덕이는 사람의 비율이 33.4%나 된다고 한다.
이민 온 1세 한인들에게도 한때 배고픈 시절이 있었다. 1960년대 경제가 어려웠던 한국의 보릿고개 시절, 모두가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아 배를 움켜쥐고 살던 때였다. 이제 그 한인들이 풍요한 미국에 와서 살면서 먹을 것과 입을 것 모두 크게 어려운 것 모르고 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불평, 불만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지금 11월, 감사의 절기를 보내고 있다. 굶주림에 허덕이는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가 현재 풍성하게 수확된 햇곡식과 맛있는 과일들을 마음껏 먹고 즐기면서 지내는 사실에 다시금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는 따스한 보금자리도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고국 한국에도 경북 포항시에 닥친 5.4규모의 강진 여파로 수많은 시민들이 추위에 보금자리를 떠나 임시 거처지에서 매우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잇단 여진의 여파로 언제 다시 내 보금자리에 들어가 예전처럼 안락한 생활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기약이 없는 상태다.
미국에서도 비싼 렌트비를 감당 못해 캠핑카를 빌려 거리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다. 이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더욱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 것도 보고 듣고 볼 수도 없는 헬렌 켈러는 ‘내가 단지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을 할까’ 계획을 세웠다. 첫째 날은 바람에 나풀거리는 풀잎과 나뭇잎을 보고 석양의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싶다. 둘째 날은 보석 같은 밤하늘을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 할 것이다. 셋째 날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이 사흘 동안의 일에 대한 감사기도를 드리고 영원히 암흑세계로 돌아가겠다고 하였다. 우리는 이토록 헬렌 켈러가 갈구하던 일상의 것들을 날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실컷 보고 경험하고 있다.
이런 일상의 소소함에 대한 감사함은 결국 긍정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결과이다. 미국의 저명한 작가이자 대중연설가인 지그 재글러는 “나는 감사할 줄 모르면서 행복한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행복의 원천이자 행복의 열매를 맺는 것은 바로 감사한 생각을 갖는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감사함은 마음이 넉넉한 사람에게서만 나올 수 있다. 평범한 생활가운데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극한 상황일지라도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는 이미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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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