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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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본다

2017-11-11 (토) 이무림/ 전직 단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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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해가 다 된 11월에 접어들면서 내 나이테가 어느덧 78년을 헤아리고 있다. 이 시점에 잠시 멈춰 서서 내가 걸어온 나의 여정을 돌아보게 된다. 1961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한국은 수출진흥정책에 걸맞게 안보문제를 심각하게 다뤄 KOTRA에 수출학교를 설립했다. 그 당시 정부는 수출정책에 맞는 역군을 양성하기 위해 소위 무역사 제도를 운영, 6개월간 ‘관세법’ ‘외환관리법’ ‘무역영어’ 등 관련과목을 집중 교육하여 해외에서 역량을 발휘할 엘리트들을 길러냈다.

학교 졸업시 국가고시를 실시, 합격자에게는 무역사 자격증을 부여해 일선 무역회사에 입사시켜 국가의 수출진흥정책을 독려했다. 나도 이 수출학교의 졸업 1기생으로 사회에 진출했다. 당시 정부는 수출진흥 사업으로 구로동에 제1 공업단지를 조성, 제1회 세계무역박람회를 개최해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돌아 보건데 본인도 제1단지에서 알루미늄 제품을 전시하고 약 한 달 동안 단지에서 바이어 유치작업을 한 기억이 새롭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은 1961년 155마일 휴전선에 부족한 고급장교를 보충하고 미래에 군 장교 자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학군단 ROTC를 창립, 대학 3,4학년 때 2년간 군사학의 이론과 실습을 통해 엄격한 장교로서의 체력시험을 위한 신체검사를 실시했다.


합격한 자에게는 2년간의 훈련기간을 허락하여 졸업하면 소위로 임관, 각 병과별 전문적인 군사학 실체를 터득하기 위해 각 병과학교에 입학, 각 단계 테스트에 합격하면 최전방 155마일 휴전선에 소대장으로 발령받았다.

이들은 40명의 소대원과 동고동락하면서 북쪽을 경계하며 28개월간 복무하다가 장기복무를 원할 경우 진급과 동시 계속 복무하게 하고 사회로 진출한 장교는 전역해서 사회생활에 적응했다. 전역한 예비역들은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정치, 경제, 문화, 언론 등 각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혁혁한 역사를 만들고 있다.

더욱이 ROTC 중앙회는 1990년 2월에 창립되어 1997년 대한민국 ROTC 중앙회로 이름이 개칭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각 기마다 종으로 횡으로 일치단결함은 물론, 군에서 익힌 리더십을 통해 그 자존심을 지키며 길가에서 선배를 만나도 존경심을 표하고, 후배는 철저히 아끼고 사랑하면서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자긍심으로 지금까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내 손가락에는 ROTC 졸업기념 반지가 아직 그대로 끼워져 있다.

삶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나는 이 반지를 쓰다듬으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용기를 얻으며 산다. ROTC 제1기로서 임관 50주년이 되는 2013년을 지난 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 해가 더 지나 이제 내 나이 벌써 80을 바라보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단결력이 강한 조직이 4개 있는데, 그중 ROTC 중앙회가 흐뭇하게도 그 가운데 끼어 있다고 한다. 우리의 자랑스런 ROTC 회원들이여! 언제 어디에 있든 우리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굳건히 자신을 바로 세웁시다.

<이무림/ 전직 단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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