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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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은 차라리 경상도에서

2017-11-11 (토)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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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아이를 낳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신문에 보니 2007-2016년 사이 미국에서 원정출산해서 나온 아이들이 대략 2만9,000명 그리고 캐나다는 3,300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2만-3만 달러만 있으면 로스앤젤레스에서 8주간 머물면서 원정출산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요즈음은 중상층들도 미국에 와서 아이를 낳고 있다는 보도다.

갑부들은 그나마 돈이 많으니까 자녀들을 미국에서 거주시키면서 교육을 받도록 할 수가 있어서 좋다. 그러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상층들은 미국에서 자녀들을 교육시킬만한 재력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시민권을 가지고 한국에서 자라면서 한국 교육을 받고, 그리고 한국에서 성인이 된 이후 미국에 와서 생활한다면, 미국생활이 그리 안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원정출산하기 전에 한번쯤 깊게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원정 출산은 한국이나 우리 한인들에게도 다 이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정출산을 반대할 생각은 없다.


한인들의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투표 인구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연히 미국에서 한인의 힘이 세질 수밖에 없다. 또한 한인들이 많으면 한인경제인들은 자연 한국으로부터 많은 물품을 수입해 들여올 것이다. 그러면 한국경제는 더 좋아지게끔 되어 있다.

한국에서 살면 이북의 핵위협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미국은 미국대로 테러위험과 총기사건이 항상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니까 불안감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자녀들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경상도 원정출산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본다. 한국의 역대대통령들을 보면, 이승만(황해도)과 김대중(전라남도)을 제외하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모두가 다 경상도 출신이다.

물론 윤보선(충청남도)과 최규하(강원도)도 한국의 전직 대통령이긴 했지만, 이 두 대통령은 이름만 대통령이었지, 대통령으로서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한국의 인구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서울, 경기도)에서는 단 한 명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2017년도에 대통령에 출마한 사람들을 보더라도 5명 중에 4명이 경상도 출신이었다. 지금 분위기로 보아서는 5년 후, 다음 대통령도 또 경상도 출신이 되지 않을까 짐작이 간다.

지금 한국에서 실질적으로 권세를 쥐고 있는 정치인들하고 재벌들을 한번 훑어보자. 장관이며 국회의원, 그리고 큰 회사의 사장들을 보면, 경상도의 피가 섞인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 크게 출세하고 싶으면, 미국보다는 차라리 경상도에서 태어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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