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국외교(大國外交)

2017-11-06 (월) 최효섭/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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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마다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19차대회가 막을 내리며 ‘대국외교’라는 것을 발표하였다. 뜻밖에도 그 제1탄이 한국관계 개선 성명이다. 이것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는 것에 맞춘 한국 일본 중국의 밀착관계를 보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화춘형(華春瑩) 중국 외무성 보도관은 10월31일 기자회견에서 세 가지를 제안하였다.

1.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위 시스템에 가입하지 말라 2. 한국 일본 미국의 공동안전보장 협력을 3국의 군사동맹으로 반전시키지는 말라 3. 한국에 사드(THAAD) 추가 배치를 하지 말라. 제3자가 볼 때는 공정한 외교정책의 제안으로 보이지만 당사자인 한국으로서는 이 세 가지가 모두 받아들이기에 어려운 사안들이다. 우선 세 번째 사드 배치문제는 중국이 종전의 주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고도 할 수 있다. 즉 ‘추가배치’는 하지 말라는 것이니까 현존의 사드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두 번째 한미일(韓美日)의 동맹관계는 경제문제 뿐만이 아니라 군사적인 협력관계이다. 만일 북한의 남침이 재발할 때는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은 즉각 참전할 수밖에 없다. 6.25 동란에 참전한 16개국이 모두 참전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남북전쟁이 아니라 세계 제3차 대전이 된다. 중국이 한미일의 협력관계를 군사동맹으로 승화시키지 말라는 요구의 저의가 거기에 있다.


세 번째 조건인 미국 미사일 방위 시스템에 한국이 가입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는 한미 동맹관계를 와해시키려는 의도이다. 동맹국이면 자연히 방위 시스템에도 참가하여 함께 싸우게 된다. 중국은 미군의 한국 주둔을 북한 방어만이 아니라 중국 견제 방안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붙여 중국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한반도 비핵화에 힘쓰겠으며, 중국과 한국은 전략적 의사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친근성을 엿보이는 제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제안은 중국이 이미 러시아와도 합의를 본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대국외교’라는 중국의 이 제안은 10월30일 강경화 외무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하여 정식으로 발표한 내용이다. 문재인 정권과 한국 국민이 중국의 ‘대국외교’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매우 궁금하다.

최근 미국에 망명한 중국의 유명한 인권운동가가 있다. 진광성(陳光誠 45세)씨로 맹인이다. 그는 날카롭게 시진핑 정권을 비판하였다. “중국 공산당은 국제질서의 파괴자이다. 그들은 국민을 몹시 탄압하고 있으며, 그들이 반부패 척결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그들 파벌간의 싸움에 이용하려는 방편일 뿐이다.” 진광성 씨는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지만 독학으로 법률가가 되었으며 중국 정부에 항거하다가 베이징 미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하여 도미하게 되었다.

공산권에도 평화와 인권을 외치는 괄목할 만한 인물이 많다. 러시아의 인권운동가 에스테미로바와 안나 코바레브 등이 있는데 최근 러시아의 저명한 인권운동가 4명이 불의의 죽음을 당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아직 사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루샤오보 황치 후자 등도 목숨 걸고 인간의 자유를 외치고 있는 인권운동가이다.

파키스탄의 카힐 산두, 한국에서 각종 여성 인권 침해자를 위하여 고군분투 하고 있는 신혜수도 훌륭한 인권운동가이다. 재미있는 것은 각국의 이름난 인권운동가들이 여성들이 많다는 점이다. 탄압이 남자보다는 여자가 덜 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여성은 강하다.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큰 인권옹호가가 한국에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최효섭/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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