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욕설과 상말

2017-10-31 (화) 삼우 스님/선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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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근대 역사의 대부분을 반상(양반과 상민) 이라는 계급사회에서살았다. 최하층 신분인 천민은 욕을먹고 살았다. 머슴살이 하러다니다 보면 꾸지람이나 모욕적인 말을 듣거나치욕을 당하기 일쑤였다.

상놈이라고 어찌 감각이 없겠는가.

밖으로는 순응하며 안으로는 저항하는 울분에 찬 세월이 흘렀다. 이러한갈등을 겪으면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 민중의 시대가 도래한다.


그간의 사정은 ‘한국 육담의 세계관’ , ‘상말 속담사전’ 그리고 ‘조선의 음담패설’에 자세하다. 상말과 욕설의 상대는 주로 압제자인 양반이었다.

“양반새끼(자식)‘, , ’상놈은 발로 살고 양반은 글로 산다‘. , ’벙어리 웃음양반욕‘, ’양반 못된 것 장에가 호령‘. ,’양반이 욕은 못하고 ‘씨 씨’ 한다‘ 등등.

그러나 민중문화의 극치는 난봉가,잡가, 민요 곧 속된 노래와 춤이었다.

장타령, 탈춤꾼, 꼭두각시 놀음 등 떠돌아 다니는 유랑예인들의 활동으로민중문화가 꽃을 피우다가 일제식민지 탄압과, 해방 후 공교육의 서양바람이 불면서 사라졌다. 사라져 버린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자유민주주의 양성 평등시대에 살고 있다. 양성평등이 법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유교가부장 출신인 우리의 현실하고는 아직도 거리가있다.

나부터 내 의식구조 안에 잠재하고있는 여성비하를 대면하곤 놀랄 때가있다. 평소 여성을 인격자로 보고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여권주의 작가 마가렛 애트우드(Atwood)는 “여성이 남성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세계통치의 모든know-how를 다 습득한다해도 반드시 남성들보다 잘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여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우리 미래를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두 달에 한번 현지인 제자를 데리고 뉴저지에 있는 KingSpa(사우나) 에 간다. 맨하탄에 있다뉴저지에 가면 하늘이 보이고 햇빛을쬘 수 있고, 조용하고 한적해서 시골에 온 느낌이 든다. 그 위에 차분하고부드러워 수행자같은 매표소 직원이있어 사우나에 오는 즐거움을 배가한다.

10월 첫째 토요일 사우나를 마치고 check-out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차분하던 직원이 옆에 있던 동료에게 몇마디 귓속말을 하더니 갑자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더니“아휴 열 받아!” 하면서 바닥에 주저앉으려고 한다. 그리고 곧 누군가가“오늘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하고소리친다.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악담인지 덕담인지 나는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욕설과 상말은 우울증(depression)치료와 스트레스 (stress) 해소에 효능이있다는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사람을 헐뜯고 다치며 화풀이 하는데는 무대응이 제일. 제풀에없어진다.

성철스님은‘ 자기를 바로 봅시다.’ 에서 자기를 해치는 이를 사랑하고 부처님처럼 존경하라고 간절히 이른다.

<삼우 스님/선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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