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비의 우주여행선,지구

2017-10-28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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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과 정신은 얼마나 평온한가. 이 말은 세상사와 관계없이 돌고 도는 지구와 태양. 이들의 자전 공전에 상관없이 우리의 몸과 마음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이다. 소리소리 없이 움직이는 지구. 지구의 자전 속도는 자그마치 시속 1,667km다. 1마일(mile)이 1,6km니 환산하면 지구의 속도는 시속 1,100마일이나 된다. 자동차로 시속 100마일로 달려본 적이 있는가. 미국의 애리조나 주에 가면 사막이 펼쳐진다. 대륙 횡단할 때 이곳을 지난 적이 있다.

이 곳의 자동차 제한속도는 90마일이다. 90마일 존에선 100마일로 달린다. 100마일로 달리니 자동차가 납죽해 진다. 무척 빠르다. 그런 속도의 10배가 넘는 가속으로 지구는 달리고 있다. 지구는 스스로 하루에 한 번씩 이렇게 혼자 돈다. 정확하게 23시간 56분4초. 이걸 자전이라 한다. 또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 한다. 시속 10만7,160km다. 마일리지로 환산하면 정확히 시속 6,697.5마일이다. 초속으로 29,76km. 마일리지로는 1초에 18,6마일이다. 이렇게 지구는 태양을 365.2일로 공전한다. 1년이다. 지구라는 비행선. 이 안에 75억2,000만 여명이 타고 우주를 여행한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될까. 아니, 가끔 생각이라도 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세파에 시달려서. 아니면 돈도 안 되는 생각이라서. 그래 돈도 안 생기는 생각을 왜 골치 아프게 해야 하나. 맞는 말. 그러나 가끔 생각해 봄도 괜찮지 않을까. 지난 23일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 학교는 정보공개사이트를 통해 스티븐 호킹 박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공개했다.


논문은 ‘확장하는 우주의 성질들(Properties of Ex-panding Universes)’. 호킹 박사는 논문공개를 통해 많은 사람이 별을 보며 우주 속에서의 우리 자리를 생각하고 우주를 이해해 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1살부터 루게릭(근육이 딱딱해지는)병을 앓아 온 호킹(75)박사. 그가 사람들에게 심어준 우주의 신비들. 주요 저서로는 <시간의 역사> <시간과 공간에 대하여> <호두껍질 속의 우주> 등이 있다.

다른 별에서 태양을 보면 태양도 하나의 별이다. 지구는? 태양빛이 반사돼 빛나는 하나의 행성일 뿐이다. 지구 안에서는? 인간은?상상키 어려운 속도로 달리는 지구. 그런데 인간은 왜 그 속도를 느끼지 못하며 살까. 또 지구가 달리며 내는 소리도 들을 수가 없을까.

우리가 탄 차가 시속 100마일로 달린다 하자. 그런데 옆에서 달리는 차도 시속 100마일이다. 그럼 우리가 탄차에 있는 사람이 옆에 탄 차에 있는 사람을 볼 때 정지돼 있는 상태로 보인다. 바로 이 원리가 우리가 지구의 속도를 감지하지 못하는 원리와 같다. 우리가 달리는 지구위에서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기에 지구의 가속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나는 굉음을 왜 듣지 못하는 걸까. 사람의 가청주파수는 20hz부터 16,000hz까지다. 인간이 지구가 내는 소리를 듣는다면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

신이 허락한 인간의 몸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지구가 달리며 내는 소리는 사람의 가청주파수 한계치인 16,000hz보다 수십 만 배에 달할 수 있기에 그렇다. 확장되고 있는 우주의 신비도 신비지만 작은 우주인 우리 인간 자신의 신비도 만만치가 않음에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우주선인 지구를 타고 우주여행을 하고 있는 인간들.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신비의 인생, 신비의 지구, 신비의 태양, 신비의 우주에 살고 있는 1년 열 두달, 365일. 감사해야 함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의 속도를 합해 본다. 자전 시속 1,100마일. 공전 시속 6,697마일. 합하면 7,797마일. 이렇게 빨리 달리는 지구 위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게 감사의 조건이다.

영국의 뉴턴과 만유인력의 법칙(low of universal gravity). 물체 사이의 중력 끌림을 기술한 물리학 법칙이다. 만유인력에 의해 모든 생명체는 지구로부터 떨어져 나가지 않고 살게 된다. 이것도 신의 작품 아닐까. 우리의 몸과 정신 그리고 마음, 그리고 영혼. 오늘도 지구란 신비의 우주여행선에 실려 신비의 우주여행을 떠나고 있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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